2008. 3. 5. 22:23ㆍ명산산행기 Famous mountains
3월 1일(토)은 회원들과 약속한 시산제 산행날입니다. 남한산성의 등산로 입구인 5호선 마천역 만남시각은 오전 10시입니다. 그전날 저는 정선 고한의 하이원스키장에서 놀다가 3월 1일 아침 5시반 '썬데일'이라는 콘도를 나서서 고한터미널에서 6시출발 동서울행 고속버스를 탔기에 동서울에는 8시 40분쯤 일찍 도착했던 것입니다.
잠실역에서 8호선 전철을 타고 천호역에 도착하여 5호선으로 갈아타려고 하는데 천호역 안에서 마침 일찍 집을 나선 24함기영회원을 만났습니다. 둘이서는 이야기를 나누며 쉽게 약속장소인 마천역 1번출구 앞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하고 보니 시각이 9시 40분이어서 약간은 이르게 도착한 셈이었습니다.
조금 후 도착한 29정병기 회원을 권해서 셋은 김밥천국이라는 김밥집에 가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김밥 세줄을 함(전)회장과 저의 점심으로 준비했습니다. 김밥 한줄 값이 얼마전에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다고 하여 인플레이션이 무섭게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셋이는 오래간만에 이야기 꽃을 피웠는데 함회장이 사는 곳(과천시) 주변의 개발계획 때문에 새 집을 비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회원들이 한 두분씩 모이기 시작하였으나 마지막 오신 분이 도착한 시각은 거의 10시 반 이었습니다. (그 회원이 몸이 불편한 것을 사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별도로 승용차를 타고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마천역 출발팀과 11시쯤 서문에서 만나기로 했던 수지에 사는 김주홍 회원에게 마천역 출발팀이 30분 이상 늦게 떠남을 알리고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남한산성으로 오르고자하여 산길은 만원입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특히 입장료를 받지 않은 후 더 많아졌을 것 같습니다.
서문에서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24기 김주홍군과 김준식군 부부 2쌍을 만나기 위해 저 먼저 발걸음을 빨리 합니다. 다른 큰산에 비하면 등산하기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한 두어 핏치를 숨차게 오르니 어느덧 성벽이 나오고 거기서부터는 경사가 완만한 길로 성벽의 밖을 따라 우측으로 돌게 되어 있었습니다. 길이 편해진 대신 눈이 녹아서 길이 질퍽거려 진흙이 튀는 것을 조심해야 했습니다.
11시 40분경 서문에 도착, 김주홍부부와 김준식부부를 반갑게 만나서 일행이 도착하길 기다리는데 몇분의 회원들이 오늘따라 걸음이 늦어서 마천팀은 천천히 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12시가 조금 넘어서야 뒤에 오던 일행이 모두 서문에 도착, 회원들이 다 모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더 가지 말고 시산제 지낼 장소를 근처에서 찾아 보자고 의기 투합, 약간 아래로 내려간 조용한 장소를 발견하여 자리를 잡았습니다.
참석자 명단(17인) : 21이두성, 23이진석,한창규, 24이규성, 함기영, 김주홍부부, 김준식부부, 27송기훈, 29이성종, 정병기, 박승욱, 황남현, 김희정, 30김영일 ,라영호
김영일군이 사 온 제물을 바위 앞 자리위에 북쪽을 향하여 진설하고, 27송기훈 부회장의 사회로 시산제가 엄숙히 개최되었습니다.
헌작이 끝나고 저는 회장으로서 준비해 온 다음과 같은 시산제 축문을 읽었습니다.
(시산제 축문)
단기 사천삼백사십일년 무자년 3월 2일 12시 경동동문산악회 회장 이규성은 회원 모두와 함께 이곳 남한산 기슭에서 술과 과일을 진설하고 산신령께 삼가 고하나이다.
우리 경동동문산악회 회원일동은 자랑스러운 조국강산의 여러 산과 계곡을 탐방하며 심신을 연마하려 합니다. 바라옵건대 금년에도 우리 동문산악회를 굽어 살피시어 회원 모두에게 안전한 산행이 계속되게 하시고 특히 선량하고 참신한 회원이 충원되어 날로 번창하도록 끊임없는 가호가 있으시기를 간절히 소원하나이다.
이제 우리 경동동문산악회 회원일동은 보배로운 조국강산을 알뜰히 가꾸어 자손만대에 물려줄 것을 다짐하며 남한산 산기슭에서 신령님께 이 잔을 올리오니 산신령이시여 정성을 대례로 흔쾌히 받아주소서
단기 사천삼백사십일년 3월 1일 경동동문산악회 회원 일동
(윗 글은 인터넷, '한국의 산하' 에서 시산제 축문의 모범적 예문으로 소개된 글을 이용해서 쓴 것인데, 산신령이라는 애니미즘적 신에게 비는 것이 되어 고등종교를 가진 분들에게는 조금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산제를 위한 기도문으로 크리스챤 버젼이나 부디스트 버젼을 마련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시산제 후는 맛있는 식사시간, 맛있는 음식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가져왔기에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식사가 시작될 즈음 저는 발언권을 얻어 간단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시산제 축문을 앞으로 구태의연한 문안에서 참신한 내용으로 고쳐가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해 보았습니다.
이어서 23기 한창규선배님의 산악회와의 첫만남에 대한 인사를 들었습니다. 한선배님은 산행과 MTB로 몸과 마음을 가꾸셨다는데 쭉쭉빵빵한 몸매와 인자한 미소 그리고 뛰어난 패션감각과 최첨단 독일제 방석에서 우리들이 한 수 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선배님에게서 유능한 산행머쉰의 존재감을 느꼈는데 그날따라 다른 머쉰들이 잘 작동이 안되어 유능한 머쉰이 성능을 발휘할 기회를 못드려 죄송했습니다. 한번 종주나 정맥을 같이 걸어보고 싶습니다.
푸짐한 술과 안주가 곁들인 점심식사가 끝난 시각은 2시 가까이였고, 천천히 걸어서 남문을 향합니다. 가는 길에 그 옛날 남한산성을 수비하던 군대의 지휘부가 있던 수어장대를 관람하였습니다.
회원들이 산행속도에 따라 세 그룹 정도로 나뉘어 남문에 다 도착하고 보니 오늘따라 힘들어 하는 회원들이 좀 있어 산행을 접고 하산하기로 합니다. 남문에서 능선을 따라 서쪽으로 계속 내려가니 성남시의 산성입구로 내려왔습니다. 시각은 오후 4시반 쯤 된 것 같습니다.
김주홍, 김준식 부부는 승용차로 귀가하기 위해 남문에서 일행과 헤어졌기에 그들 4인을 빼고는 모두 식당에 들어가 소주와 맥주, 막걸리로 회포를 풀었습니다. 병에서 흘러나오는 알콜에 즐거워하는 분들이 다수였습니다.
모처럼 여러분들이 참여하여 성황이어서 좋았으나 회원들의 산행속도가 제각각이어서 조화가 좀 안되어 시간이 많이 걸려 산성일주를 못한 점이 아쉬웠으나 다음 기회를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특히 23기 한창규 선배가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시었고 가장 연장이신 21기 이두성 선배도 참석하셨습니다. 23이진석 선배는 30김영일회원을 에스코트하는 공을 세우셨습니다.
또한 수지에서 와 주셨는데, 산악회 회원은 아니지만 24기 김준식 동문이 부인과 함께 참석해 주셨습니다.
참석했던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또한 산행중간에 전화로 무사산행을 염려해 준 24기 우명길회원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날 산행의 이미지를 고도로 함축된 몇개의 단문들로 나타내 봅니다.
'머쉰들의 삐걱거림과 브레이크걸린 머쉰들, 쉴새없이 흐르는 술과 야그, 녹슬은 건강과 끊어지지 않는 담배, 미완의 꿈속에도 다져지는 경동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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