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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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4 박인기교수의 정선여행기를 기억해야 한다
박인기교수는 친구의 친구이다. 어느 대학 국문학과 명예교수라는 것 말고는 잘 모른다. 몇 번 만나서 평창, 정선 쪽 강줄기를 따라서 같이 걸었을 뿐이다. 글이 화려하다. 글에 정성이 보인다. 내 글은 이런 글에 한참 못 미친다. ----------------------------------------------------------------------------------------------------- 그해 시월, 정선에 가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한 해, 우리들 우정의 행보를 실천궁행(實踐躬行)으로 도모해 왔던 프로그램 ‘동강 따라 걷기’는 하반기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이 쉼표의 시간이 좀 어정쩡하다고 여겼을까. 可洋이 시동을 걸고, 정선에 있는 부명숙 부장이 현지 준비로 수고를 감당..
2023.05.01 -
수필로 보는 56년 전의 감성
물항아리와 아침 高三 李XX 작은 사실들이 모여서 긴 人生이 되고 적은 돈이 모여서 큰 돈이 됨을 우리는 믿어 의심ㅎ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작은 사물에서도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찾으려 들고 하나의 사색을 끌어내려 한다. 그래서 그 사람의 모든 인간성과 사상이 그러한 판단에 참여하는 것을 우리는 느끼고 경험하곤 한다. 작은 사실조차 우리는 임의로 무시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 ○ ○ 나는 아침마다 세수를 하러 뜰 옆에 놓인 물항아리로 간다. 그 항아리는 검으틔틔한 색갈이면서도 높은 온도에서 구운 탓으로 약간 반짝이는 윤기마저 간직하여 그런대로 손색이 없다. 또한 배만 불러 오른 것이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 그대로 옆으로 퍼져 있다. 그런대로 수수한 모양은 남의 눈을 그렇게 끄는 것은 아니고 또한 ..
2023.02.28 -
평생을 끌고 온 팝송
What is a youth? Impetuous fire 소년이란 무엇일까요? 타오르는 불꽃이지요. What is a maid? Ice and desire 소녀란 무얼까요? 얼음이자 갈망이지요. 평생을 염두에 두고 간직해 온 곡 이름이 What is a youth? 입니다. 이 노래를 알고 부르게 된 것이 1960년대 후반인 듯한데 까마득한 옛날입니다.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외워서 흥얼거릴 수 있고 나직하게 홀로 불러볼 때마다 저를 젊을 때의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합니다. 그 때 가난하고 외로웠지만 꿈이 있었고 발전을 믿었고 보랏빛 미래를 꿈꾸었기에 이런 낭만적인 노래를 부르며 스산한 현실을 견디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에 개봉된 영화, “로미오와 쥴리엣”의 주제가였는데 억지로 가사를 외워서 영어로 ..
2022.06.05 -
낭만시인 바이런 경의 모험
1810년 5월 3일, 약관의 낭만주의 시인 존 고든 바이런(1788-1824)은 친구와 같이 다다넬스 해협의 세스토스에서 반대편의 아비도스까지 헤엄쳐서 건넜다. 1시간 10분에 걸쳐 직선거리 1.2km의 해협을 헤엄쳐 건넌 것인데 실제 거리는 물살에 밀려갔기 때문에 6km 이상 되었으리라고 본다. 그가 이 해협을 건넌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의하면 이 바다에는 애처로운 사랑이야기가 있었다. ‘헤로(Hero)’는 사랑과 성(性)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비너스)를 모시는 아름다운 여사제였다. 잘생긴 젊은이 ‘레안드로스(Leandros)’는 헤로에게 반해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사랑을 주저하는 헤로를 유혹했다. “당신이 모시는 아프로디테 여신은 사랑의 여신입니다. 당신이 여태 사랑을 해본 적..
2022.03.02 -
불암산 가기 전 날 “불암산” 시에서의 유감
불암산은 높이가 510m 밖에 안되지만 생김새가 잘 생긴 산이다. 봉우리가 우락부락하지 않고 정제되어 있는 모습이다. 이런 불암산은 대학시절 늘 옆에 두고 보던 산이었다. 불암이란 이름은 서울공대를 상징하는 다른 이름으로 흔히 쓰였다. 공대 기숙사 이름이 청암사로 “암”자를 빌렸고 공대축제 이름이 불암제였다. “경동고 - 공대 건축학과” OB 모임의 이름이 동암회로 경동에서 “동”자를 따오고 불암산에서 “암”자를 따 왔다. 인명에서도 불암산이 나온다. 탤런트 최불암씨의 예명이 이 산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본명은 최영한) 그래서 최씨는 이 산에 대한 찬가를 손수 시로 지어 표현했다고 한다.(아래에 게재한 시 참조) 비교적 짧은 시로 절제와 겸손을 잘 나타내주는 시이다. 그런데 첫 줄의 시구에서 이..
2022.02.25 -
지귀 마음의 불(志鬼心火)
지귀는 오늘도 대낮부터 밥 대신 마신 막걸리에 취해 있었다. 일구월심 사모하고 있던 여왕께서 이곳 영묘사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노가다 일도 안 나가고 아침부터 절 앞에 서서 기다리다가 허기에 지쳐 막걸리 몇 잔을 걸친 터였다. 몸이 많이 약해져서인지 식욕이 안 나서 술 몇 잔으로 아침을 때운 참이었다. 그러다가 10시 쯤 여왕이 도착하여 절로 들어갔으나 호위 군사들에 휩싸여 일주문 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여왕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터였다. 이제 나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서라벌에서 모두에게 바보라고 불리는 지귀는 마음은 착했지만 푼수가 없이 어딘가 모자라는 구석이 있는 청년이었다. 그는 조금 모자라는 데에다 사람들이 바보라고 놀리는 통에 일다운 일도 얻어서 하지 못하고 건축현장에서 허드렛일이나 해..
202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