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9. 14:35ㆍ명산산행기 Famous mountains
5월 7일(토) 경기도 청평의 청우산을 산행하였습니다. 푸를'청靑'자에 비'우雨'자로 된 푸른 산입니다. 마치 파랑새를 찾아서 헤매 듯 10명의 동문들이 또 하나의 미지의 산을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나이는 58세에서 72세의 분포였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뵙게 된 조남직 선배님이 72세이셨습니다. 그분이 걷는 발걸음은 누구보다도 가벼웠습니다. 산천은 연두색으로 신록이 마악 자리잡는 순간인지라 부드럽고도 포근한 산길을 맘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산행후 청평역 근처에서의 뒷풀이에서는 조 선배님의 '모험'이 이야기 되었습니다. 일찌기 배를 타고 원양어선의 선장으로 활약하시다가 외국생활을 오래 하셨다고 하네요. (트리니다드 토바고라는 곳에서 육상근무를 시작하셨고....)
저로서는 가보지 못한 길이자, 파랑새가 있는 길 같았습니다. 오늘 가는 푸른비가 내리는 산[청우산]처럼.....
‘파랑새 L’Oiseau Bleu‘(1908)는 벨기에의 극작가이면서 시인인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원래 연극을 위한 6막 12장의 희곡으로 씌어 졌지만 요술쟁이, 요정, 소년과 소녀 등, 등장 인물과 동화적인 이야기 전개 때문에 동화로 고쳐져 세계 어린이들에게 많이 읽히고 있다고 합니다.
줄거리는, 가난한 나무꾼의 아이들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파랑새를 찾기 위해 추억의 나라, 밤의 나라, 미래의 나라 등 환상적인 세계를 두루 여행하지만, 그 긴 여행에도 불구하고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결국 지쳐 집에 돌아와 보니 그토록 찾던 파랑새는 바로 자기 집에서 기르던 비둘기였다는 내용입니다. 이 작품은 전세계에 널리 퍼져 `파랑새`는 행복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뜻은 `행복이란 먼 곳에 있지 않고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로 결론지을 수도 있겠습니다.
먼 곳을 뒤져야만 행복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쐐기를 박는 이야기는 또 있습니다.
독일의 시인 ‘카알 붓세’의 ‘산너머 저쪽’이라는 시입니다.
‘산너머 저쪽 하늘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기에
아아 남들과 무리지어 찾아 갔다가
눈물을 머금고 되돌아 왔네
산너머 저쪽 더 멀리에는
행복이 산다고들 말하지만... .‘
영어 속담도 있네요.
‘The grass i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
(울타리 밖의 풀이 언제나 더 푸르게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펜스 밖으로 나가보면 원래 있던 곳의 풀이 다시 더 푸르게 보인다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청우산으로 갔다가(울타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펜스 안으로) 돌아왔습니다.
조남직 선배님이 갔던 길을 저는 걸어보지 못했지요. 그래서 시를 하나 더 소개합니다.
미국의 국민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였는데 영어로 된 원문과 한글번역문을 같이 적어 놓습니다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
두 길이 누런 숲 속으로 갈라져 있어
아쉽게도 두 길을 한꺼번에 갈 수 있는
한 나그네가 아니기에, 나는 오래 서서
한 길이 덤불로 꺾이는 데까지
할 수 있는 한 멀리 바라보았네.
그러다가 매한가지로 아름답고
풀이 우거지고 밟히지 않았기에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딴 길로 들어섰지,
설령 그리로 지나감으로써
정말 똑같은 정도로 밟힐 테지만.
그날 아침 그 두 길은 모두
검게 밟은 자취 하나 없는 낙엽에 덮여 있었네.
처음 길은 다른 날로 미루어 두었지!
그러나 길은 길로 이어진 것이기에
다시 돌아올 가망은 없었지.
나는 이 이야길 먼 훗날
어디선가 한숨지으며 말하게 되리라,
두 길이 숲 속에서 갈라져 있어, 나는
결국 덜 다닌 길을 택하였고,
그리고 그것이 큰 차이를 만들었노라고.
이 시에선 두 길이 다 의미가 있다고 가르쳐 주는 듯 합니다.
(후기)
울산의 잠못 이루는 밤에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져서 마름질하고 붙여서 이 글을 씁니다.
여느 때처럼 하마부인의 안부전화가 옵니다.
“여보, 당신 또 잠 안 잤지? 고장났다던 보일러는 고쳤어?”(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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