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8 용문산

2021. 5. 10. 21:43명산산행기 Famous mountains

  토요일이자 어버이날이다. 토요일이니 산으로 간다. 용문산은 높이 1,157m의 높은 산으로 최근 올랐던 산 중에 최고일 뿐 아니라 노인들로 구성된 우리 산악모임의 회원들이 다 오를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산이었는데, 다행히 14인이 모두 완주할 수 있었다. 전철로 용문역에 도착한 시각이 10시 14분이었다. 산행후 식사를 약속하고 황*식당의 버스를 타고 관광단지 식당앞에 내렸다.

  10:45경 산행이 시작되어었는데 경로우대로 무료로 용문사 절에 입장하였다. 공원을 지나 일주문 전 다리 앞에서 오른쪽으로 난 산길로 절까지 갈 수가 있어 그 길로 갔다. 호젓하고 조용한 산길로 걷기에 좋은 길인데 예전엔 모르고 지나쳤는데 아마 생긴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천년도 넘었다는 은행나무 앞에서 쉬고 사진을 촬영하며 일행을 기다렸다. 여기서부터 계곡을 따라가는데 맑은 물이 바위 사이로 시원하게 흐르고 있고 여기저기 작은 폭포들이 나타났다. 길은 돌이 박혀있어 험하다. 점심은 마당바위에서 하기로 하고 소그룹으로 이루어져서 그룹 별로 진행했다. 12시 15분경 마당바위에 도착하여 주위에 자리를 펴고 식사 준비를 하며 늦게 도착하는 일행을 기다렸다. 14인이 세 그룹 정도로 모여서 즐거운 담소와 함께 각자 싸온 음식과 술을 내놓고 점심식사를 했다. 한 선배가 프레미엄 위스키 한 병을 내놓아서 한잔씩 받아서 맛을 볼 수 있었다.  

  여럿이 모여 즐겁게 즐기다 보니 시간이 늦어져 한 시간은 지나서야 자리를 파했다. 길은 곧 좌측으로 꺾이며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허위단신 올라가서 능선의 삼거리에 도착했다.(13:50) 길이 조금 편해지는가 싶지만 갈 길이 멀다. 예전에 올랐다고 기억되는 용문봉이 우측으로 힐끗 힐끗 보인다. 한참 힘을 써서 작은 봉우리를 넘어가니 드디어 정상이 보인다. 길이 다시 가팔라지며 급경사에는 나무 계단이 몇 개인가 설치되어 있다. 천신만고 끝에 정상에 섰다. 15:05이다.  4시간 20분이나 걸렸다.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3시간 20분 걸린 셈이다.

  기록을 뒤져보니 나 혼자 용문산 같은 코스로 올랐을 때 관광단지에서 정상까지의 기록이 2018년 9월에 2시간 30분이었고, 2020년 6월에는 3시간 12문이었다. 두 번 다 점심을 정상에서 했던 것으로 보아 이번 등정 4시간 20분에서 한 시간이나 되는 긴 점심시간을 빼면 3시간 20분이 되니 2020년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아야겠다. 여하튼 다행이다.(그런데 이틀이 지난 지금도 허벅지의 근육이 아프다.)

  정상에서 후미를 기다리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경치를 감상하는데 불행히도 하늘에 먼지가 끼어 먼 경치는 볼 수가 없다. 정상에 서니 옛추억이 밀려온다. 2년전 고인이 된 이기후군이 정상석 옆에 서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던 모습이 떠오르고, 동기들과 여기까지 힘들게 올랐다가 멀리 멋지게 솟아있는 백운봉을 보고 누군가 저기도 가자고 하여 욕심을 내서 백운봉까지 가다가 무척 힘들었던 추억도 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정자가 비어 있기에 모두 거기 모여서 남은 술을 내어서 한잔씩 나누어 마셨다.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삼거리까지 내려와서 마당바위로 가지 않고 직진하여 내려오다가 상원사와 갈림길에서 죄로 틀어 용문사를 향했는데 여기도 마당바위길 보다는 낫지만 길이 울퉁불퉁하여 좋은 편이 아니다. 용문사에 도착하여 천년 은행나무앞에서 잠시 쉬고 공원을 지나 관광단지의 황*식당에 도착하니 18:16이다. GPS로 보니 총거리 8.82km인데 총시간이 7시간 반 걸렸다.

  2020년 6월에 약 5시간 반(휴식, 식사 21분 소요) 걸린데 비해 두시간이나 더 걸렸는데 점심시간이 한시간으로 길었던 점과 정상주를 마시며 소요한 시간이 30분 정도 되는 걸 감안하면 산행시간으로 5시간 10분 vs 6시간으로 이번에 16% 더 걸린 셈이다. 단체로 갔으니 그런 정도의 지체는 있을 법한 상황이라고 생각된다.(아직 체력의 저하를 논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식당에서는 더덕불고기산채정식(19,000원)과 더덕제육산채정식(17,000원)을 사람 수대로 시키고 맥주와 소주를 주문했는데 회장인 이선배가 근처 수퍼에서 시바스 리갈 위스키를 한 병 사와서 한 잔씩 나누어 마셨다. 용문역에서 8시 39분 전철을 타는데 맞추어 8시에 식당 버스가 떠나는데 거기 맞추어 6시 20분경부터 한 시간 반 이상이나 주연을 즐길 수 있었다. 그날 뒤풀이는 다시 김선배께서 계산하였다.(회사의 카드로 낸다고 하지만 고마운 일이다.) 결국 전철에서 내려 집에 오니 밤 11시가 거의 다 되었다.

  아침 일찍 시작된 긴 하루였다. 결과적으론 제법 높은 산에 도전하여 성공했다는 흐뭇한 심정을 가질 수 있었고, 하루 종일 맑은 물과 맑은 공기 속에서 사랑하는 동료들과 즐겁게 걸을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