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217 마니산 : Small is beautiful

2007. 2. 19. 11:59명산산행기 Famous mountains

설날 전날(2월 17일) 강화도의 명산 마니산에 올랐다. 잠실에서 출발한 버스가 사당을 거쳐 간다기에 30분 늦게 사당으로 나가기로 한다. 평소 때보다 시간여유가 있는 줄 알고 아침식사와 산행준비를 한 템포 늦추는 바람에 사당역 도착시각인 7시 30분에서 몇 分 지각을 하고 말았다. 낯을 가리고 기다려준 버스에 오른다.


경진관광 버스는 한강변을 따라 서쪽으로 거침없이 달린다. 설연휴 3일 중 첫날인지라 마음은 아주 가볍다. 그러나 약간은 찌푸린 하늘이 염려스럽다. 오후쯤 약 5mm의 비가 내릴 수도 있다는 일기예보를 접했기에 큰비에 대한 걱정은 덜었지만 흐린 날씨에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깝다.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은 최고봉이 해발 469.4m로 그리 높진 않으나 성스러운 곳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산으로 한국에선 꽤 중요한 장소이다. 매년 개천절날 이곳 제2정상(465m)에 있는 참성단에서 국가의 안위를 빌고 단군왕검을 기리는 제천의식이 거행될 뿐 아니라 커다란 체육행사가 있을 때는 성화를 채화하는 성스러운 곳이기 때문이다. 작은 산이지만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크고 암릉과 능선이 뚜렷하여 꽤 아름다운 산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능선을 걸으며 서해바다와 주변의 섬들을 조망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소위 'Small is beautiful" 이라는 선언이 들어맞는 곳이다. 


그래서 음력이지만 신년을 맞이하여 의미있는 곳으로의 여행을 하기에 마니산은 적당한 곳이다. 산행을 즐기되 국가와 민족의 행복과 번영을 비는 행위까지 겸하려면 민족의 성소로 여겨지는 이 산의 산행이 제격일 터이다.


강화도는 고려때 몽골이 침략하자 바다에 익숙치 못한 몽골을 피해 왕과 신하들이 이곳으로 피신하여 강력한 몽골에 대적하여 꽤 오래 항전을 할 수 있었던 방어의 요충이다. 그래서  병자호란 때에도 이곳으로 임금이 피신하려 하였으나 다급한 나머지 남한산성으로 피신하는 바람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항복한 전력과도 연관이 있다.


산행이 끝나는 지점에는 함허동천이라는 명승지가 있는데 조선초기의 스님 함허대사가 경승이 아름다운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는데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겨울인지라 물이 흐르지 않아 약간은 허전했으나 여름에 보면 제법 경치가 좋을 듯 하다.


산행의 주요점과 도착시각은 다음과 같다. GPS상 거리는 10.1km 이다.



9:00 산행들머리 도착

9:10 선수돈대

9:41 헬기장

10:08 안부도로

10:21 헬기장

10:38 삼각점

11:20 참성단

11:50 마니산 정상

12:20 정수사와 함허동천 갈림길

12:32 함허동천 계곡

12:46 산행끝

 

9시 정각 쯤 버스는 오늘 종주산행의 들머리인 뒤깬돈대(돈대라는 말은 방어진지의 뜻인 것 같음)라는 재미있는 지명의 들머리에 일찌감치도 도착한다. 도로를 건너니 산길의 입구가  보이고 등산안내도를 그린 입간판도 보인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산행의 시작이었다.


오늘의 산행기는 사진에다 반 줄의 간략한 해설을 달고 촬영시각을 기록하여 보는 이들이 산행전체를 쉽게 상상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 보았다. 새로운 시도인데 감정의 깊은 골을 창조하지 못하니 너무 드라이할 것도 같다. 이렇게 하면 산행전체를 시간의 경과에 따라 쉽게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한번 시도해 본다. 산에 다니는 자. 늘 새로운 도전으로 거듭나야 하리.

 

 

 

 

 

 

- 후기 -

너무나도 짧은 만남이었다. 작은 아름다움에 취했다가 깨어난 하이맛, 그분께 또 시비건다.

'작고 아름다우니 시간이 남네요. 어디 크고 아름다운 건 없습니까?'

 

그분의 제안.

'있을 수 있지. 오늘 산 하나 더 가서 크게 만들어 보아라.'

 

그분의 타협안을 덥썩 무는 이 넘. 승용차로 산행나온 정병기군의 차를 이용해 인천의 명산 계양산(해발 395m) 으로 향하고 작고 아름다운 산 하나를 더 넘는다. 그래서 크게 아름다워졌대나 ... 뭐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