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809 [댓재-황장산-자암재]구간 산행기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2007. 8. 11. 00:31백두대간 산행기 Baekdu Trails

2007년 8월 9일, 목요산행팀에 끼어 백두대간의 한 구간을 좁혀 놓았다. 오늘은 비교적 짧은 구간을 북에서 남으로 넘고 시간여유를 이용하여 환선굴을 관람하는 스케쥴로 꾸며져 있다. 환선굴은 1999년 덕항산에 갔다가 내려와서 한번 본 적이 있지만 다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7시에 잠실을 떠난 버스는 중부고속도로를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조금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진입, 감곡IC까지 간 다음 거기서 국도로 나와 박달재, 제천을 거쳐 영월을 지나 한참을 간다. 제법 먼 곳이기에 중간에 한번 쉬고 11시 10분이 넘어서야 산행들머리인 댓재에 도착하였다.


올해의 장마는 지난 주에 끝났다고 하는데 그후에도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자주 내려서 오늘도 비가 올 것을 각오하였다. 그러나 하늘은 흐리기만 할 뿐 아직 비는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11시 12분 댓재를 출발하여 남쪽 경사면으로 대간길에 들어섰는데 시원한 바람이 몰아친다. 댓재의 고도를 보니 지도상 810m로 제법 높은 지점이다. 250m 더 높은 지점에 있는 황장산(지도상 고도=1,059m)까지는 계속해서 완만한 경사를 17분 동안 올라가서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GPS상 황장산의 높이는 972m 밖에 되지 않는다.(지도상의 고도가 실제 GPS로 첵크한 높이와 맞지 않는 경우가 제법 있는데 GPS가 실제에 근접해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11시 29분 황장산이라 쓰인 팻말이 있는 정상에 섰으나 쉬지 않고 바로 출발했다. 길은 아래로 향해 내려가다가 곧 오르막이 된다. GPS로 본 고도는 915m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하여 1,017m를 표시한다. 이후의 능선길은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을 뿐 고도를 약 1,000m로 유지하며 남쪽으로 향한다. 오늘의 산행은 거리가 짧아서 쉽겠지만 고도의 변화가 작은 것도 산행이 쉬운 이유 중 하나이다.


황장산이라는 이름은 다른 곳에서도 보여지는데 속(내장)이 황금빛을 띤 소나무가 많이 자라는 곳이라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고 조선시대에 이곳의 나무는 벌채되어 한강을 통해 서울로 운반되고 최고급 건물인 궁궐의 축조에 쓰여졌다고 한다. 그러나 산속을 가며 보니 황금색 소나무는 거의 눈에 뜨이지 않고 숲은 신갈나무가 주종인 활엽수림을 이루고 있었다.


잠시 쉬며 언제 보아도 눈을 피로하지 않게 하는 초록빛 숲의 정경을 몇장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이것이 소나무숲이었더라면 더 멋있었을 것도 같지만 지금의 풍경도 만족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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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하기 위한 장소인 큰재까지는 그리 먼 길은 아닐 것 같아 너무 서두르지 않고 보통의 속도로 산행을 한다. 약 한시간을 자연속에서 나의 생각속으로 들어가 본다. 그래서 보통 때는 내버려 두었던 문제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본다. 지난 주에 먼저 대간을 같이 가던 한 분이 세상을 떠났기에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영국의 한 시인(John Donne)에 의하면 한 사람의 죽음도 인류 전체에겐 큰 손실이라고 한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 라는 시에서 그는 '어떤 사람도 섬처럼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인류 전체는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한 사람의 죽음은 우리 모두의 큰 손실이라는 것이다. 나무들이 모여서 하나의 숲이 되듯이 우리 모두는 하나로 되어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따라서 오늘 울리는 저 장례식장의 종은 우리와 분리된 그 사람의 죽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죽음을 뜻한다고 한다. 즉, 내가 죽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해석하였다. (헤밍웨이는 같은 이름의 소설을 썼다.)  

 

그의 경험, 그의 꿈은 남은 자들에 의해 계승되어야 하리. 정녕 이 대간길이 이승길을 지나서 돌아올 수 없는 저 길로도 뻗어 있다는 것인가?


그이도 없는 길을

씩씩한 양 잘도 갔다.


눈물은 속으로 흐르고

땀만 밖으로 내비쳤다.


12시 39분 오늘의 중간점 쯤 되는 큰재에 도착하였다. 김대장 이하 뒤에 오는 분들과 식사를 같이 하기 위해 잠시 기다렸다. 약 10분의 시간이 남는다. 이때를 틈타 야생화 촬영에 나섰다. 매크로 렌즈로 바꾸어 끼우고 꽃을 찍었으면 좋겠지만 귀찮아서 줌렌즈로 그냥 촬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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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50분쯤 도착한 김대장 이하 산님들 곁에서 식사를 했다. 오늘의 주식은 많은 이들이 싸 온 떡이다. 비가 올 듯하여 간편식인 떡으로 싸왔다고 하는데 나의 점심도 역시 인절미였다. 입맛이 썩 당기지는 않았으나 점심을 먹고 오후 1시 11분 큰재를 출발했다.


임도를 따라 조금 더 가니 고랭지 배추밭이 나온다. 광동댐 이주단지 주민들이 이 배추밭을 가꾸고 있는데 배추밭이 계속 확장되고 있어 대간길이 좀 불분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선두에 간 이대장께서 표지를 잘 해 놓아 별 어려움 없이 고랭지 채소단지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이곳에선 백두대간의 능선까지 배추밭이 밀고 올라와 있어서 숲이 없는 대신 시계가 터져서 멀리까지 경치를 감상할 수가 있었다. 시야가 트여있기에 여기서 사진을 여러 장 찍어 보았다. 15장을 차례로 찍어서 파노라마 사진 3개를 만들어 보았다. 또한 2장을 하나로 합쳐 보기도 했다. 산봉우리 위에는 크기가 크고 물탱크와 비슷한 시설물이 들어서 있었는데 아마도 가뭄에 물을 줄 요량으로 만들어진 물저장고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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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1/3(시계방향으로 차례로 찍은 사진 5장을 이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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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2/3(5장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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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3/3(5장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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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2장을 이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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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밭 맨꼭대기에 세워진 시설물 : 물탱크?

 

대간길은 개활지의 임도를 얼마쯤 따라서 내려가다가 숲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낮은 산을 하나 넘고서 고도 937m인 자암재에 도착했다.(오후 2시 3분) 여기서 대간을 탈출하게 된다. 산님들이 모여서 잠시 휴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그 다음에는 험한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어제 그제 내린 비로 지면이 젖어있어 미끄러웠고 경사는 제법 가팔랐다. 밧줄에 의지하며 수직으로 150m 쯤 내려오니 전망대가 있는데 계단과 철책으로 꾸며져 있다. 제1전망대이다.(환선굴까지 가는 길에 전망대는 모두 3개 있었다.) 전망대에서 주변에 펼쳐진 절벽과 산봉우리를 감상하고 주위 경치를 카메라로 찍어 보았다.

 

주변의 까마득한 절벽을 보며 또 한번 전율하였다.

'어쩜 저길 뛰어 내릴 수 있었을까?

용감한 그이들' 


조금 더 내려가니 제2전망대가 나오고 바위가 뚫려서 길이가 약 5-6m 되는 터널로 이루어진 곳을 통과했다. 여기서 부터는 길이 더욱 미끄러워지고 위험했다. 길은 흙과 돌이 섞여  있는데 물기를 머금고 있어 정말 미끄러웠다. 오늘의 산행 중 가장 난코스라고 할 수 있겠다. 조심조심 한참을 내려가니 고맙게도 철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환선굴 조금 못가서 있는 철계단들은 다시 위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내리막길이 오르막으로 변하니 꽤나 힘이 든다.


몇 개의 철계단을 올라 오후 3시 7분 환선굴앞에 도착하였다. 굴에서는 시원한 냉기가 뿜어져 나와 굴밖에 있는 벤치에 앉아만 있어도 더위를 잊을 수 있을 정도였다. 4,000원의 입장료를 주고 굴속으로 들어가니 그 속은 정말 시원하고도 멋있는 또 하나의 별세계였다.


지난 1999년에 한번 왔던 곳이지만 여러 볼 것들이 새로웠다. 굴은 매우 높고 길었는데 바닥에는 물이 흘러가는 곳도 많았다. 내부는 전등으로 조명이 되어 있으나 약간 어둡게 느껴졌다. 한바퀴 도는 길을 따라 계단과 발판을 철로 만들어 관람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시설을 잘 해 놓고 있었다.


기묘하게 생긴 종유석과 석순 등의 돌로 된 볼거리들을 카메라로 계속 촬영하며 다리가 아픈 즐도 모르고 1시간 쯤을 시원하게 굴속에서 지냈다. 굴을 나오면서 입구에 걸려있는 온도계를 보니까 15도를 가리키고 있어 굴속의 기온은 15도 이하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더위를 완전하게 물리친 1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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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선굴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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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선굴 내부 : 돌이 만들어낸 무늬들

 

오후 4시 2분 굴을 나와서 주차장을 향했다. 많은 관람객들도 하산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과 함께 계단을 내려와서 개울옆으로 난 길을 계속해서 따라 오게 되어 있었다. 이곳 대이리는 너와집으로 유명하다고 들었기에 음식점으로 사용되고 있는 너와집을 하나 촬영하며 내려왔다. 화장실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버스에 도착하니 오후 4시 39분이다. 약 5시간 반이 산행과 관광에 소요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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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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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와서 돌아본 풍경 


-후기-

고도가 1,000m 쯤 되는 곳, 고랭지 채소밭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대간길에서 그분께 여쭈어 보았다.


‘사람은 왜 죽습니까?’


‘무릇 생명에는 의미가 있는 법, 그 뜻은 네가 찾아 보거라.’


(오늘따라 도움이 안 되는 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