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5. 06:57ㆍ명산산행기 Famous mountains
(경과보고)
5월 11일 부처님 오신날 즉 석탄일의 전날이다. 날은 맑고 친구들은 팔팔하다. 철쭉꽃이 만발한 합천의 황매산을 다녀왔다. 황매산은 철쭉이 유명한 산으로 100대 명산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 4월말이나 5월초에 철쭉을 보려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이다. 그날도 마침 전국에서 잔뜩 모여든 인파와 같이 산행을 해야 했다. 따라서 초장부터 길이 밀리고 지체가 되는 산행이었다. 특히 정상을 지나서 황매평전으로 내려가는 숲속길은 아주 느린 속도로 운행해야만 했다.
결국 사람들에 밀려서 예정시각에 예정코스를 산행하는 것이 무리인지라 모산재에 못 미쳐 있는 안부에서 좌측으로 탈출하는 산행을 하게 되었다. 날이 가문 탓에 길에는 먼지가 흩날리고 있어 산객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혹자는 마스크를 쓰고 산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산을 뒤덮은 철쭉의 장관은 먼지에 의한 고통 쯤은 쉽게 물리치게 했다고 생각한다.
개략의 산행시각을 적어보면,
07:10 전세버스로 잠실운동장을 떠나 죽전정류장에서 수지친구 4인(서중원, 이명재 회원과 김주홍 부부)을 더 태움.
11:05 산행들머리인 장박리에 도착. 11시 10분경부터 산행시작.
12:20 숲속에서 점심식사를 함.
13:00 점심식사후 산행 재개.
14:08 정상 황매봉(해발 1,108m) 도착.
14:50 경사길을 내려와서 황매평전 입구 도착. 후미를 기다림
15:40 정자(산불감시초소) 도착. 잠시 휴식하며 대오를 정비.
16:31 안부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탈출, 큰골주차장을 향함.
17:30 주차장근처에 세워둔 버스에 도착, 6시간 35분간의 산행을 마침.
17:40 서울을 향해 출발. 동대전에서 고속도로를 나가서 삼겹살로 저녁식사.
23:20 양재역 도착, 지하철 타고 집으로 향함.
참석자는 원래의 예상인원에서 약 4-5인이 줄어서 18인이었는데 24기가 16인(부인 4명 포함)이었고 29기 정병기회원과 부인이 참석하였다.(참석자들의 이름 확인은 첫번 째 사진을 참조하시압)
(감상)
그날의 산행길은 어쩌면 단조롭다고 해야할 것이었다. 장박리에서 바위로 된 정상까지 치고 올라가서 바위가 듬성듬성 있는 능선을 따라 황매평전으로 내려오면 어려운 코스는 끝나게 된다. 다음엔 넓디 넓은 황매평전을 가로질러 힘 인들이고 걸으면 정자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서 모산재로 가서 다시 작은 산을 넘을 것이나 많은 인파에 놀란 나머지 모산재 못미쳐서 있는 안부에서 좌회하고 편하게 큰골로 내려왔던 것이다.
어느 정도 산에 올라가자 철쭉이 산을 덮고 있었고 가히 철쭉천국이라 할 만 하였다. 분홍빛 철쭉꽃을 배경으로 받쳐주는 것은 연두색의 신록이었다. 분홍과 연두의 두 색은 아주 신선하게 눈에 와 닿았고 그 기운이 몸속까지 파고 들어와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주는 듯 하였다.
끝없는 분홍꽃의 행렬을 보며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이라는 팝송이 생각났다. Joan Baez 나 Peter, Paul and Mary 외 여러 가수가 불렀던 곡으로 죤 바에즈가 부를 때는 반전(反戰)가요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인터넷에서 가사를 찾아 볼 수 있었는데 가사가 버젼마다 약간씩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사인 즉슨 ‘꽃들이 어디로 갔느냐?’는 물음에서 시작하는데 비교적 긴 가사를 순서대로 간결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지천으로 피어있던 꽃들은 어디로 갔나?
2. Young girls have picked them every one. 젊은 아가씨들이 꺾어 갔지. 그러면 젊은 아가씨들은 어디로 갔을까?
3. Gone to young men every one. 청년들에게 결혼했지. 청년은 어디로 사라졌나?
4. Gone for soldiers every one. 군인이 되어 전쟁터로 갔지. 그러면 군인들은 다 어디로 갔나?
5. Gone to graveyards every one. 죽어서 무덤이 되었지. 그 무덤들은 어떻게 되었나?
6. Covered with flowers every one. 꽃으로 뒤덮였다네. 그 많던 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7. 젊은 아가씨들이 꺾어서 청년들에게 주려고 갔지. 이렇게 반복되는 이야기이다.
꽃->처녀->청년->전쟁->무덤->다시 꽃으로 이어지는 윤회의 고리를 노래하는 거다. 해탈의 경지에 오르지 못한 동물이나 중생은 윤회의 회전목마를 타고 돌고 돈다는 부처님의 말씀이 윤회사상이고 이 노래가 딱 그 사실을 읊고 있지 않은가?
과연 부처님이 간파하신 중생이 겪는 윤회의 고통과 덧없음을 이 노래의 작사자(서양사람)는 알고 있었을까? 상당히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내가 증명할 수는 없다. 다만 그의 노랫말이 오늘 나의 마음속에 꽃의 아름다움을 더욱 각인시킨다.
꽃과 처녀와 청년이 아름다운 쪽의 상징이라면 군인과 전쟁, 무덤은 다크 사이드(Dark side)의 상징이 된다. 그 꽃은 한시적이고 곧 어둠의 세력(다크 사이드)에 점령당할 것이다. 그러나 꽃이 시한부의 존재이기에 더욱 애닯고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애틋한 마음으로 꽃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내마음은 하나의 비약을 꿈꾼다. 이 순간을 영원으로 연결시킬 수는 없는 것인가? 아름다움을 흠뻑 느끼는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윤회의 고리를 끊고 해탈하고 싶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그날 부처님이 오시기 하루 전 날, 황매평전은 윤회의 벌판이 되고 이 넘은 그 널따란 벌판을 바라보며 배반을 꿈꾸어 보았다. 윤회의 회전바퀴에서 뛰어내릴려 했다는 이야기. 꽃과의 교감을 영원으로 승화시킬 엉뚱한 꿈, 즉 해탈을 도모했다는 이야기다.
(후기1)
순간적인 아름다움을 영원으로 승화시킨다는
보이는 것 이상의 그 뒤를 본다는 기특한 생각,
윤회의 사슬을 끊는 멋진 생각을 이넘이 떠올렸기에
들뜬 나머지 그분께 여쭈었다.
‘순간에서 영원으로 가는 게 해탈이겠지요?’
그분의 냉정한 답,
‘아니다. 그건 단지 시간의 연장일 뿐이다. 순간을 적분해 봐라 영원이 되나.'
뻘쭘해진 이 넘 자존심 구긴 김에 그분께 도전했다..
‘내일 부처님이랑 맞장 뜨시면 누가 이기나요?’
(그분은 카톨릭 신이다. 이 말을 뱉고나서 난 뼈도 못 추릴까 봐서 산 아래로 줄행랑을 놓았다.)
(후기2)
황매평전의 너른 벌판, 발밑에선 먼지가 피어 올랐지만 지나고 나니 그곳이 천국과 같은 꽃으로 장식된 정원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사진 41장을 실어 봅니다. 언제나 처럼 사진에는 시각(時刻)정보와 간단한 여타 정보가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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