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9. 23:18ㆍ평화누리길
다시 온 수요일이다. 격주로 수요일에 평화누리길에 도전한다. 2주만에 평화누리길을 이어가기 위해 5인이 모였다. 지난 번 7코스의 앞부분을 걸었기에 오늘은 남은 뒷부분 10km 정도를 걸으면 7코스가 끝나게 된다. 좀 더 갈 수도 있지만 지난 번 끝냈던 지점까지 걸어서 가야 했고 가다가 중간에 황희정승 묘소에 들렀기에 10km 정도가 걷는 길에 추가되어 총 거리가 20km 이상이나 되어 7코스의 끝, 반구정에서 걷기를 끝냈다.
8시 10분경 집을 나와 전철을 갈아 타고 9시 53분 경의중앙선 월롱역에 도착하였다. 5인 모두 약속시간인 10시전에 약속장소에 나타난 셈이다. 황정승 묘소에 가려면 25번 버스를 타고 비석사거리까지 가야 하는데 경기버스 어플에 25번 버스의 소식이 안 나온다. 6-7 km를 걸어가기로 한다.
길은 차도를 따라가는데 중간에 LG디스플레이 공장지대를 지나가는데 특이하게도 공장이 고층 건물들로 되어 있고 공장지대의 길이를 지도상에서 재어보니 2km가 넘는다. 비석사거리에서 큰길을 버리고 마을길로 들어서서 1km 가량 가니 황희정승의 묘소 일곽이 나온다. 묘소, 비각, 사당, 재실들이다. 여러 요소들의 배치가 말끔하지 않은 인상을 받았다. 한옥인 재실의 기둥이 콘크리트로 되어있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방촌 황희선생의 인물됨과 업적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 최고의 태평성대 시절인 세종 때, 18년이나 영의정에 있으면서 왕을 도와서 조선의 평화를 빛낸 분으로 법에 의한 통치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조선의 청백리 중 한 분이기도 하다.) 황희선생의 흔적은 7코스가 끝나는 반구정에도 여럿 존재하고 있다. 반구정, 앙지대, 영당, 경모재, 선생의 동상과 방촌기념관 등이 그것들이다.(이 길의 끝에서 감상)
방촌선생의 묘소 건너편에도 후손의 재실과 비각이 있었다. 그곳도 잠시 살펴보고 큰길로 나와 금승리 비석사거리까지 와서 지난 번 저녁식사를 했던 해장국집을 지나치고 우회전하여 국가공단길로 들어서 조금 전진하여 지난번 평화누리길을 벗어난 지점에 도착하였다. 여기부터 평화누리길로서 본격적인 누리길 걷기이다. 길이 좁아지고 통행하는 차가 없으니 조용하고 호젓해서 좋았다.
길은 낙하IC 부근을 지나자 다시 광폭의 자유로를 따라 개설된 자전거도로를 이용한다. 자전거도와 보도를 합한 꼴인데 보행자의 자유를 확보하지 못한 궁여지책이다. 제법 기다란 거리를 가는데 양쪽에 울타리가 쳐져 있어 답답하였다. 길옆에 약간의 여유 공간이 있어 그곳에 자릴 잡고 점심식사를 했다.
길은 자유로와 헤어져 문산읍으로 향했다. 새로 지어진 다리(임월교)를 건너서 좌측으로 직각으로 꺾여서 아파트를 지나더니 문산고등학교 부근의 작은 공원에 도착하였는데 화장실이 있다는 표시가 나와서 들르게 되었다. 여기서부터는 길이 보행전용로인데 산길로 바뀌게 된다. 제법 넓은 보행로로 경사가 완만하게 오르내리는데 길 위에는 참나무 낙엽이 옅게 쌓여 있었다. 중간에 훈련을 나온 모양의 군인들 10여명을 발견하였으나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못 하였다.
들길이나 큰 도로변의 자전거길보다 산길이 여러 모로 우수한 길임을 다시 알게 되었다. 우선 조용하고 차의 위험이 없으며 나무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인공물이 덜 눈에 뜨이는 점도 좋은 점이다. 드디어 7코스의 끝 지점인 반구정에 도착하였다.(15:53)
일곽을 이룬 유적지 안으로 들어가 반구정에 올랐다. 황희선생이 이곳에서 말년을 지냈다고 한다. 서쪽을 보니 바로 앞 임진강 건너편 장단군의 평야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옆에 앙지대라는 정자가 하나 더 있고 선생의 동상과 영당, 경모재(재실), 월헌사, 고직사 등이 있어 돌아본 다음 마지막으로 기념관을 살펴 보았다.
이제 제법 걸었기에 집으로 돌아갈 참이다. 문산역으로 가는 버스를 알아보는데 또 앱에 나타나지 않아서 4-5km 정도의 길이니 걸어가기로 하여 두 정거장 정도를 갔다. 문산역과 반대편으로 가는 버스가 보여 세웠더니 기사가 반대편 종점에 갔다가 곧 돌아오니 정류장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 말대로 조금 기다리니 053번 마을버스가 다시 나타나서 그것을 타고 문산역으로 나왔다.
문산역앞의 음식점에 들어가 청국장을 시켜 저녁식사를 하였는데 반주로 막걸리를 몇 잔 마셨다. 문산역에서 18:18 급행 전철을 타고 옥수역에 도착하여 3호선으로 환승 후 집에 도착하였다. 꽤 많이 걸어 다리가 아픈 하루였다.
- 후기 -
평화누리길에 진입하기 전에 약 10km의 접근로를 걸어야 했다. 평화를 위한 전주곡이라 부를 수 있겠다. 참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도 이렇게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인지? 그렇게 평화를 위해 희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진짜 평화가 온다면 무언가라도 바치고 싶은 심정이다.
접근로를 가는 동안 거대한 공장 컴플렉스를 만났다. LG디스플레이 공단이다. 공단의 길이만도 2km가 넘는다. 먹고사는 것, 제조업이 성해야만 평화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리라. 교대 근무했던 공원들이 공단에서 나오고 있었다. 우리가 걷는 동안에도 그들은 일할 것이다. 그들이 만들어 준 평화에 감사해야겠다.
이번 길은 황희정승으로 시작해서 황희정승으로 끝났다. 시작 전 그분의 묘소를 돌아보고 끝날 때엔 그분이 활동하던 정자(반구정)에 올랐다. 황희선생이야말로 조선 최고의 태평성대 시절에 조선 최고의 임금을 모시고 태평성대를 구가하게 한 평화의 사도가 아닐는지!
걷기 초기에는 들길과 큰길로 계속되던 길이 후반에는 산길로 변하였다. 산길이 들길이나 큰길보다 평화에 더 가까운 느낌이 드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바닥이 맨 땅이고 낙엽이 완충역할을 해주며 주변 나무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데다 조용하기까지 하다. 길 후반의 숲길, 산길은 정말로 평화로웠다. 샬롬! 우리의 걸음이 제발 평화의 도래를 앞당기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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