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0 평화누리길_3코스

2021. 10. 21. 21:51평화누리길

   지난 번 비가 내려서 좀더 짧은 5코스를 먼저 했었는데 오늘은 3코스를 위해 길을 나섰다. 3코스를 끝내면 5코스까지 끝내는 셈이다.

 

  아침 김포골드라인의 운양역에서 팀을 이룬 5인이 9시반에 만나 9시 50분경 7번 버스를 타고 애기봉 입구에서 내렸다. 2코스가 끝나고 3코스가 시작되는 곳도 애기봉입구인데 거기까지 1.2km가 떨어져 있다. 하성에서 오는 24번 버스를 기다려 타고 가면 되지만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에 걸어가기로 한다.

 

  10:42, 3코스 시작점에 도착하여 정해진 루트로 진입하였다. 날이 맑다. 곧 커다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보호수인데 1982년에 지정했고 그때 추정 수령이 450년이라고 한다. 500년이나 된 나무가 두 그루이니 합하면 1000년이 된다. 아직 진초록색 잎들이 건강하게 보인다. 오늘 행운을, 평화를 주는 나무이다.

 

  조금 가니 운봉박씨 재실인 저헌재 표시가 나온다. 길은 계속해서 포장도로이다. 어느 마을 앞에 H자 네 개로 된 4H 비가 서 있어 옛날 어렸을 적을 생각나게 했다. 그때 4H운동이 한창이었는데 직접 참여하지 않아서 그 내용이 무언지 확실히 잡히지는 않는다. 어린 시절 4H표지의 책자와 표지 비석을 많이 보았다.

 

  길은 시멘트 포장길인데 넓은 들판을 곧게 뻗어있다. 들에 철새들판의 논에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앉아 있다가 날아오르기도 한다. 오리인지 기러기인지 분명하지 않다.(아마 오리로 추정된다.) 길은 90도로 꺾이어 북쪽인 마근포리로 향하더니 조강까지 가지 못하고 우측으로 꺾이더니 곧 남쪽을 향한다. 이제 논으로 된 들판을 벗어나 숲속으로 난 길을 가게 되었다. 조금은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연화사 표지가 나와서 절까지 부지런히 가보기로 하고 걸음을 빨리 했다. 2인이 먼저 연화사에 도착하였다.(12:32) 마침 절 앞의 넓은 공터에 평상이 있어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후미를 기다렸다. 5인이 다 모이자 식사가 시작됐다. 컵라면과 똑, 유부초밥이 주식이다.

 

  식사후 절을 떠나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니 드디어 눈앞이 터지며 한강이 보이고 강 건너에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보인다. 강과는 조금 떨어져서 평행으로 가는 길인데 들판의 정 가운데를 가게 된다. 들판에는 추수가 반 이상 끝났지만 아직 베지 않은 벼도 보인다. 이미 벼를 벤 포기에서는 파란 싹이 나고 있었다.

 

   길옆으론 수로가 같이 나 있는데 사람들이 길옆에 차를 대고 낚시를 하는 광경이 자주 목격되었다. 물은 흐려서 흐린 물에 고기가 있는 것인지? 수로를 따라온 길이 끝나서 좌측으로 돌아가니 잘 꾸며진 휴게소가 있다. 새들을 수용해서 돌보는 커다란 새장이 몇 개 있고 커다란 재두루미 두 마리의 조각이 서있다. 부근이 철새도래지라고 하는걸 보면 새가 이곳의 중요한 동물인 것 같다.

 

  휴게소를 지나서는 강변의 철조망에 바로 붙여서 건설된 뚝방 위의 포장도로를 직선으로 가게 되는데 그 길이가 7-8km는 되는 것 같았다. 중간에 휴식처를 3군데 만난 것 같았다. 포장도로는 제법 넓었는데 차들이 속도를 내서 다니고 있어서 걷는 리듬이 자주 깨어지는 흠이 있었다. 어쩔 수 없는 길의 설계이겠지만 아쉬운 점이다. 우리의 평화가 이 길처럼 왜곡되고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길은 경치는 진행을 해도 거의 변하지 않고 똑 같아서 좌측으론 철조망과 그 너머의 한강이 보이고, 우측으론 길 아래로 논이 펼쳐져 있는데 멀리 보이는 전류리 포구의 산자락을 향해서 단조로운 길을 한참 걸어야 했다. 휴식처에서 잠시 앉아 쉬면서 부지런히 길을 갔더니 15:19, 드디어 3코스의 좀점에 2인이 먼저 도착하였다.

 

  후미가 오기를 한참을 기다렸는데 마침 후미가 도착할 때 7번 버스가 와주어 올라타고 운양역으로 쉽게 갈 수 있었다. 운양역에서는 전철로 귀가할 수 있으므로 교통편은 안심이 되는 셈이어서 이왕 김포에 온 김에 근처 “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이라는 긴 이름의 공원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한강신도시라는 넓은 지역에 도시가 건설되고 주변에는 우수한 공원들을 조성하였는데 이 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도 그 중의 하나인데 그 것의 일부를 볼 수 있었다.

 

- 후기 -

 

  비가 겁이 나서 짧은 코스(5코스)를 먼저 하고 남겨 두었던 제3코스를 마쳤다. 김포반도에는 3개의 코스가 있어서 이를 완주한 것이다. 지난 주의 애기봉 견학은 평화를 위한 또 하나의 기원이었다. 길을 나서니 하늘은 파랗고 기온은 많이 시원해져서 걷기에 좋은 날이었다. 추수가 끝나가는 들판은 평화로웠고 실제 평화를 보여주는 듯 했다. 새들이 날아다니는 것은 또 하나의 선물인 것 같았다.

 

  길은 들판을 지날 때에는 너무나 단조롭게 설계되었고 후반의 강변길은 철조망 옆을 차에 주의하며 가야하는 품새가 우리의 불완전한 평화를 이야기 해주는 듯하였다.

 

  대체로 평화의 길은 조용하고 경치가 양호하여 평화로웠다. 그러나 평화의 길 밖의 상황은 평화롭지가 않다. 오늘도 여야가 뒤엉켜서 증오로 뭉쳐서 싸우고 있다. “너 죽고 나 살자.“

 

  “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에도 내가 몰랐던 평화가 머물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강신도시라는 커다란 도시가 형성되었고 그 주변의 공원설계와 조경은 규모나 질에서 기존 시가지 공원들을 한참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평화는 내가 의식하지 못 하는 곳에서도 성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