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20. 21:11ㆍ포토DOCUMENTARY
토요일이니 산요일이다. 혼자 독립군이 되어 평해길 7-8코스(제7길, 제8길)인 용문역 ~ 일신역 구간을 끝낼 각오로 집을 나섰다. 아침 9시경 집을 나섰다. 10시 50분에 용문역에 도착할 요량이다. 일신역에서 청량리 가는 누리로 열차 시간이 오후 5시 9분이어서 거기에 맞추어 시간을 역으로 계산한 결과이다.
용문역사를 나와 10시 55분, 걷기를 시작하였다. 날이 청명하다. 카카오지도에 나온 경로를 보면서 큰길을 따라서 지평리쪽으로 향했다. 큰길을 따라 걷느라 길이 마을 쪽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을 모르고 진행했다. 평해길을 복원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길이 옛날 길은 아니다. 옛날 길이야 우회하지 않고 바르게 나아갔겠지만 현대의 길은 중요한 장소를 들르게 되어있고 큰길대신 마을길이 따로 있을 때에는 그리로 가도록 되어있다. 여하튼 이러한 길의 설계 원칙을 미리 알았더라면 우회하는 길에 대해 이해가 빨랐을 것인데 체험으로 비로소 알게 되었다.
길은 큰길을 떠나 다시 마을(송현1리) 안으로 들어가서 주택지를 지나더니 다시 큰길로 나와서 지평역까지 가다가 좌측으로 꺾어지더니 다시 우측으로 꺾어져 지평향교앞에 도착했다. 향교 안으로 들어갈 시간이 없다. 향교를 지나 조금 앞에 지평의병•지평리 전투기념관이 있어 안으로 들어갔다. 의병 쪽보다는 지평리 전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돌아 보았다. 지평리전투는 1.4후퇴로 서울을 내어주고 중공군에 밀리던 전세를 다잡아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전투로 유명하다. 미군과 불란서군의 분투에 감사하며 건물 밖으로 나오니 전적비가 세워져 있고 참전국들의 국기가 계양되어 있었다.(후기와 사진 참조)
다시 걸었다. 길은 야산을 돌아가더니 오솔길이 되어 숲이 무성한 작은 고개를 넘어간다. 그리고는 평해길 제7길의 종점인 석불역이 나타났다. 석불역은 무인역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열차가 네 번인가 밖에 서지 않는데 표는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되니까 역무원을 두지 않고 무인역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 같다. 석불역 밖에 설치된 쉼터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이랬자 라면에 더운 물을 부어서 먹는 정도이다. 소주를 두어잔 마시고 치즈를 씹는다.
식사후 일어나서 제8길 걷기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보니 제8길은 주로 고래산 임도를 따라 걷는 게 80%는 될 것 같다. 우선 벌판 가운데를 흐르는 하천 옆에 난 직선 길을 따라 가다보니 테니스장이 나오고 멀리 마을이 보이고 길은 341번 도로를 건너 마을로 들어가더니 경사가 시작되고 고래산 임도로 들어간다. 임도는 산중턱으로 난 폭이 3m는 넘을 넓은 흙길인데 산모퉁이를 돌아서 구비치게 설계되어 있었다. 주변이 나무와 꽃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걷기에 아주 좋았다. 휴식시설도 가끔 설치해 놓아서 한 군데에서 잠시 쉬기도 했다. 천천히 감상하며 걸으면 좋았을 터인데 시간이 많지 않아 조금 속도를 내며 걸었다.
그런데 아무리 걸어도 임도는 끝나지 않고 열차 시간이 가까워 오는 것 같았다. 1시간 반 전인데 남은 거리가 7km는 되는 것 같다. 카카오맵을 보고 우회해서 돌아가는 경로를 자르고 과감하게 탈출하기로 결정하였다. 탈출을 엿보고 급하게 걷는데 마침 갈림길이 나오는데 무왕3리 마을회관 0.8km라는 이정표가 서있었다. 임도를 떠나 좌측으로 틀어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방향이 목적지인 일신역과 멀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방향을 우측으로 수정하고 숲으로 들어가보니 투시형 철망 울타리가 가로 막는다. 넘어보려 하나 높이가 2m는 되어 안 될 것 같아 능선 쪽으로 올라가는데 나뭇가지에 찔리고 말았다. 상처는 크지 않을 것 같아 무시하고 길이 없는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얼마 안 가서 무덤이 하나 나온다. 이제 안심이다. 산소가 있다는 것은 길이 있다는 신호이다. 묘에 가까이 가보니 능성 구씨의 묘였다. 묘에서 내려가니 곧 길이 나오고 큰길이 보였다. 카카오맵을 보고 시간을 가늠해보니 적당할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큰길로 나아가니 차들이 씽씽 달려 걷기에 좋지가 않다. 일신역1.2km라는 간판에서 좌로 틀어 역으로 향했다. 개천(일신천) 옆으로 난 찻길을 따라 일신역까지 걸었다. 16:54, 역에 도착하여 걷기를 마쳤다. 22.42km를 6시간 가량 걸은 셈이다. (식사와 관람, 휴식시간 포함)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더 주었더라면 고래산 임도에서 느긋하게 걸었을 터인데 그게 아쉬웠다. 17시 9분 열차는 제 시각에 도착하여 청량리까지 쉽게 올 수 있었다. 봄이 절정인 날, 혼자서 봄기운에 취해 제법 오래 걸어 본 하루였다.




















































































































































▼ 2편(후기)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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