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0 도드람산에 올라 지역경제의 번영을 추측해 보다

2022. 4. 21. 19:17포토DOCUMENTARY

   김선배와 둘이서 안 가본 산을 가보자고 하여 이천의 도드람산을 골랐다. 판교역 경강선 승강장에서 만나 9시 20분경 부발행 열차에 타고 9시 53분 이천역에서 내렸다. 역앞 버스정류장에서 포교리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12, 12-1,12-2, 12-3번 모두가 같은 용인 방향으로 가는데 먼저 오는 12-1번 버스를 탔다. 정확한 길을 몰라서 설서교차로 가기 전에 내려서 설서교차로를 거쳐 포교초등학교까지 잠시 걸었다. 높지 않고 아담한 산이 눈에 들어오니 이 산이 도드람산이다. 산을 향해서 가면 된다. 중부대로에서 설서교차로까지 직진한 다음 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차도를 따라 조금 가면 표교초교가 나오고 거기서 좌로 틀어 차도를 따라 가다가 굴다리로 서이천로를 건너면 산으로 올라가는 포장도로가 나오는데 그 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 영보사가 있었다. 조용하고 아늑하다. 그런데 차만 한 대 서있고 사람의 기척이 없이 절이 비어 있었다. 잠시 쉬면서 절을 감상했다. 특이하게도 대웅전의 이름표를 큰법당이라고 써서 붙여 놓았다. 절 구경을 끝내고 절을 나와 길을 따라 내려가서 나오는 갈림길에서 산으로 가지 않고, 직접 길을 개척해 보기로 했다. 산 쪽을 향해 나무들 사이로 언덕을 올라갔다. 조금 불편하지만 산의 규모가 작으니 곧 제대로 된 길이 나올 것으로 알고 힘이 들지만 길이 없는 곳을 헤쳐가며 계속 올라갔다. 카카오맵을 보니 곧 길이 나올 것 같다.(카카오맵은 길을 찾아보기에 좋은데 도면의 크기에 따라 신축되는 스케일이 안 그려져 있는게 옥의 티이다.) 

   드디어 길이 나오고 벤치가 있는데 약수터이다. 잠시 쉬면서 약수를 한 잔 마셨다. 오늘 산행은 반시계 방향으로 하면 될 것 같다. 눈앞에 계단이 나오고 길이 제법 가팔라진다. 그러나 길지가 않고 돼지굴이 있다는 바위 앞에 도착하니 다시 쉼터가 있다. 배낭을 놓고 돼지굴의 위 바위까지 계단으로 올라가서 경치를 보고 다시 내려왔다. 정상으로 가기 위해선 돼지굴이 있는 봉우리를 살짝 내려가서 좌측으로 돌면서 다시 길을 올라가게 되어 있다. 12:18,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석에는 효자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돌에 쓰여진 높이는 349m였다. 한편 GPS앱인 산길샘 지도에 적힌 높이는 347.1m이다. 심지어 카카오맵에는 "제명산(저명산의 오기인 듯) 347.2m"라고 써있고 그 옆에 봉우리 하나를 더 그리고 도드람산 349m라고 적어 놓았다. 혼란스럽다. 이 산의 정확한 높이가 지금 내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지도를 책임지는 기관의 검증과 확인하에 시정 통일이 필요할 것 같다. 

   사람이 별로 없어 정상석에서 가까운 곳에 두사람이 앉아서 식사를 했다. 컵라면은 넣어두고 떡 두 팩을 꺼내서 나누어 먹었다. 술은 없다. 내려오는 길은 조금 험한 곳이 있었는데 길을 잘 고르면 좀더 안전하고 편한 다른 길도 있을 것 같았다. 험한 곳을 조심하며 안전하게 지나와서 1km를 조금 더 내려오니 아까 통과했던 굴다리로 나온다. 표교리까지 다시 1km정도를 더 걸었다. 오후 1시 50분 쯤 설서교차로에 도착하여 원점회귀 산행을 끝냈다. 가게에 들러 막걸리 한 병과 과자 한 봉지를 사서 가게앞 야외 식탁에 앉아 뒤풀이를 간단하게 했다. 중부대로를 건너 표교리 버스정류장에서 이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얼마 안 되어 12번 버스가 왔다. 이천역까지 와서 경강선 열차를 타고 판교역에서 신분당선으로 환승하고, 양재역에서 3호선을 갈아타고 무사히 집으로 왔다. 이렇게 훤한 대낮에 집에 도착하는 일은 드문 일이다.(어림짐작으로 계산해 보니 오후 4시 반 쯤 귀가한 것 같다.) 쾌청한 봄날, 작고 앙증맞은 산으로 힘들이지 않고 즐겁게 올랐던 단촐한 산행이었다.

                                                                       - 후기 -

   도드람산 명칭의 유래가 재미있다. 옛날 한 효자가 어머니 병환에 쓰기 위해 석이버섯을 따려고 절벽에 밧줄을 걸고 내려갔는데 갑자기 돼지 울음 소리가 들려서 절벽 위로 올라와 살펴보니 밧줄이 닳아서 끊어지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산신령이 돼지 울음소리(돗울음)로 효자를 구해 주었다고 해서 산 이름이 한글로는 도드람산, 한자로는 저명산(猪鳴山)이 되었다고 한다. 친구는 이 산의 이름으로 도드람산이라는 이름과 함께 저명산이라는 이름도 유지되어야 후대까지 돼지울음이란 뜻이 전해질 것이라고 말하며, 도드람산이란 이름만 고수할 경우 바위가 도드라진 산이라는 뜻의 암출산(巖出山)으로 이름이 변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산 위에 올라서 보니 이곳 이천이 분주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가 사방팔방으로 연결되어 있고 보이는 곳마다 덩치 큰 건물들도 많이 보였는데 물류창고나 공장인 것으로 보여 경제활동이 활발함을 느끼게 했다. 돼지라는 것이 돼지꿈에서 보듯이 경제적 번영인 돈을 뜻한다고 볼 때 이곳 이천(마장면)이 한국경제에 큰 돈을 가져다 주는 복 받은 지역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드람산이 그 경향을 북돋우고 있는 것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