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1 선자령에서 눈을 실컷 밟다

2024. 2. 5. 13:48포토DOCUMENTARY

   겨울이 주는 최고의 선물, 눈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평창의 친구(이 교수)에게 연락하여 선자령으로 갔다. 원래는 오대산 선재길을 걷자고 하였으나 눈이 더 있는 곳으로 가보자고 하여 선자령이 뽑혔다. 대관령마을 휴게소에 친구의 차를 대고 5.5km 떨어진 선자령으로 걸어 갔다가 원점회귀하였다. 다져진 눈 위를 걷자니 경사진 곳에선 미끄러워서 아이젠을 찼다. 시작점 고도가 814m(GPS상)이고, 최고점인 선자령이 1,157m이니 수직의 고도차가 340m 정도 밖에 안 되어 큰 힘을 안 들이고 쉽게 산행할 수 있었다.

   아침 07:22 청량리역을 출발, 08:37 평창역에 도착하였고 승용차로 마중 나온 친구와 동행하였다. 대관령마을 휴게소에서 선자령까지 원점회귀 산행 후 면온IC 근처에 자리한 친구 집에서 잠시 간식과 음주 후, 17:54 평창역을 출발, 19:06 청량리역에 도착하여 전철로 귀가하였다. 한국엔 더 이상의 눈경치는 없으려나? 나무까지 뒤덮은 더 두터운 눈이 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지바고와 라라 로맨스의 배경이던 러시아의 눈을 맘속에 그려 보았다.


선자령의 약간 부족한 눈경치

선자령 가게 되니
지바고 랜드*
라라 랜드*를 꿈꾸었다
두텁게 많은 눈
나뭇가지를 휘게 했던
시베리아의 눈

여기는 한국
눈이 가장 많다는
대관령서도 제일 높은 곳
선자령이다.

헐벗은 활엽수들 끝없이 서 있고
그 아래 바닥에는 눈, 눈이다
나뭇가지엔 눈이 없고
쌓인 두께는 얇지만
동심에 젖어
라라랜드를 원 없이 걸었다

마음은 러시아 눈경치인데
현실은 약간은 못 미치는 선자령 눈이다
완벽한 설경
플라톤의 이데아 세계 속에서나
가능하려나

* 라라랜드, 지바고랜드 : '닥터 지바고'의 배경이 되는 시베리아의 눈이 쌓인 벌판을 생각하여 주인공인 라라와 지바고의 이름을 들어 필자가 명명해 보았다. 눈경치가 볼 만한 평원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