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한강따라 걷기(정선 귤암교~가수리)

2024. 4. 3. 22:00포토DOCUMENTARY

   지난 번(2023.11.30.)의 연속 구간이다. 약한 비가 오는 중에 우산을 쓰고 3.5km 만큼 갔다가 원점회귀하였다. 1022분 청량리역에서 KTX-이음 809 열차를 타고 11:37 정시에서 약 5분 후 평창역에 도착하였다. 무심거사 이 교수가 승용차로 마중 나와 주었다. 장평에 있는 통나무집 숯블구이 한식부페(뷔페 19,000)”에서 점심을 대접받고 승용차로 현장인 정선으로 향했다. 작년 1130일 이 교수와 둘이 걸었던 종점인 귤암교(강원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앞에 도착했다.(13:53) 비가 약하게 뿌리고 있었다.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찻길을 따라 남쪽으로 걷기 시작했다.(11:57) 차가 간간히 오가는 넓은 길의 한쪽 편(주로 왼쪽)으로 걸었다. 오른쪽 조양강에는 강물이 불어 약하게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어 물이 없을 때보다 보기가 좋았다. 두 사람은 오래 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걸었더니 한 시간 쯤 되어 조양강과 지장천이 합류하는 가수리에 도착하였다.(14:55) 다음 번의 걷기를 고려하여 여기까지만 걷기로 하였기에 왔던 길로 돌아가면 되었다. 가수리 동네 안으로 큰길을 따라 좀 더 들어갔다가 돌아와 초등학교 분교를 돌아 본 다음 다시 왔던 큰길을 따라 걸어서 돌아갔다. 학교 운동장에 큰 나무 하나가 잎새를 떨군 채 서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강을 건너서 병풍처럼 솟아있는 산들이 보기에 좋았다.

 

   15:54, 차가 주차되어 있는 귤암교로 다시 돌아왔다. 여기까지 온 김에 여기서 약 16km 떨어져 있는 거칠현(居七賢)에 있는 두문동 7현 유적지를 가보기로 했다. 유적지에 가니 고려유신 7현비라는 비석이 서 있었고 사당은 옛 것을 허물고 인근에 새로 짓고 있는 중이었다. 고려 말 조선조를 섬길 수 없다 하여 개성 근처 두문동으로 숨어 들었던 선비들 중 7인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겼기에 이곳 지명이 거칠현이 되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산물이 풍부했을 개성을 떠나 척박한 이곳에 와서 식량은 어떻게 구했을지 의문이 일었다. 7현비를 보고 평창으로 돌아갔다. 역 근처에 있는 키스멧코티지라는 곳에 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유럽 풍으로 꾸민 식당인데 여주인 혼자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펜션도 4채나 있었는데 혼자서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대단한 일이다.

 

   전날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빗속에서 찬 공기를 쐬며 걸어서인지 음식점에 도착해서부터 약간의 오한이 나고 콧물이 흘러 기분이 가라앉아 버렸다. 식사도 다 하지 못하고 예정보다 한 시간을 당겨 서둘러서 역으로 나갔다. 20:09, 평창역발 KTX를 타고 21:25, 청량리역에 도착한 후 전철로 귀가하였다. 힘들지 않은 한강 줄기 따라 걷기였는데 감기 기운 때문에 조금 고생했으나 걷는 내내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현장을 다녀와서 쓰는 시 한 수

 

정선 땅에서 한강따라 걷다

 

한강이 조양강이라 불리는 곳

이 교수와 함께 둘이 걷는다

사람이 귀한 고을이다

강원도의 최고 오지 정선은 착 가라앉아 있다

부슬비가 가만히 내리고

길옆 강물은 작은 소리를 내며

숨죽여 흐른다

 

우산 두 개가 만들어 낸 작은 공간

둘 사이 이야기는 끝이 없다

죽이 잘 맞는 정치 얘기에서

거칠현(居七賢)에 정착했던 일곱 충신 이야기

송도 두문동에서 피난 나왔다

 

저녁 식사 끝나감에 식당 주인을 모시고

이야기에 꽃을 피웠다

역시 가장 재미있는 게 정치 이야기

강원도 산골에 이런

강성의 야당 지지자가 있을 줄이야

그것도 여성으로

 

감기를 잠시 잊고 경청하였다

강한 자기주장 남성 저리 가라다

다음에 오면 꼭 들르겠다고 하고

작별인사 했다.

 

평창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생각해 본다

역시 오길 잘 했군

대화의 상대자가 둘이나 있는 고장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