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8. 08:16ㆍ포토DOCUMENTARY
고교 동기 산악회를 따라 안산 자락길을 걷다가 정상인 봉수대까지 올라갔다. 마침 꽃이 피는 철이라서 온 산을 수놓은 꽃을 구경하며 즐겁게 걸었다.(벚꽃도 활짝 피었는데 기후 여건에 따라 올해 벚꽃은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피었다고 한다.)
꽃에 휩싸여 산행한 셈인데, 꽃의 이름을 부르면 꽃이 내게 와서 꽃이 된다고 김춘수 시인이 노래했다. 나와 꽃이 서로 부르면서 합일되는 경지, 그런 교감이 일어나는 산행이 최고인데 지천으로 피어서 반겨주는 꽃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꽃의 이런저런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는데 150여 장을 찍었어도 최소한도일 만큼 꽃이 넘쳐났다. 김춘수 시인의 시를 감상해 본다.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동산회 277회 산행, 안산자락길 걷다
죽음의 일상성, 죽음의 불가피성을
성주풀이는 담담하게 노래한다
"낙양성 십 리 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절세가인이 그 누구냐
우리네 인생 한번 가면 저기 저 모양 될 터이니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
풍수 좋고 경치 좋은 북망산이다
277회라, 많이도 걸었다
동산회 이제는 높은 산에서 돌아와
마을 뒷동산 같은
부드러운 길을 걷는다
20여년 역사 되돌아 보니
한라산, 월출산, 용문산 등 험준한 산길
기억이 새로운데
둘레길, 자락길, 누비길, 명품길 등
낮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높이는 낮으나 재미는 덜하지 않은데
꽃까지 피어 있으니 잘 된 선택이다
한때 저 높은 산정에 올라
세상을 다 가진 듯 호령했었지
시간에 장사 없고 우린 줄여간다
얕지만 아기자기하고
꽃이 피어 반겨주는 산자락 길
친구들과 같이 걷는다
나의 반쪽도 옆에서 돕고 있다
산과의 일생은 장엄하고
가슴 뛰는 일의 연속인데
속세의 덧없음을 산에서 떨쳐냈다
산은 나를 위로하고
나는 산을 붙들었다
산과 내가 하나 될 날
틀림없이 다가오는데
오늘 지천으로 핀
꽃에 취해 잠시 잊을 뿐이다
북망산 그 이름 아직 낯선데
아직 할일 남았다면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
그 전에 한 걸음이라도 더 걸으며
금수강산을 노래할 뿐
* 참고 : 북망산(北邙山)
원래 그 일대가 망(邙)읍이라고 산 이름도 망산(邙山)이라 했는데, 뤄양(낙양)의 북쪽에 위치했다고 북망산이라고 불린 것이다. 망산(邙山) 대신 망산(芒山), 내산(郲山), 북산(北山)이라고 쓰기도 했다. 게다가 풍광이 수려하고 풍수가 좋다 하여 옛부터 이름난 명산이었다. 특정한 산 하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낙양과 황하 사이에 늘어선 산들을 묶어서 망산이라 칭한다.
워낙에 풍경이 수려한 곳이다 보니 고대 중국에서 명당자리를 찾는 왕족들과 고관대작들이 하나 둘 묘지로 쓰기 시작했고, 명산이었던 곳은 공동묘지가 되어버렸다. 수천년 동안 황제/황후/왕/왕후나 공경들이 묻혀, 산과 그 일대에 묘지가 즐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북망'이나 '북망산'은 모두 '죽는다.'는 뜻이 되었다. 당나라 문인들도 그런 표현을 썼다.
성주풀이의 "낙양성 십리 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이라고 했는데 이는 북망산의 무덤들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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