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5 평화누리길_2코스

2021. 9. 17. 15:41평화누리길

  평화를 빕니다.!  주중(수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평화누리길을 가기 위해 고교동문 선후배 5인이 뜻을 같이 하였다. 한 가지 문제는, 대중교통으로 현지에 가는 방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점이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듯하다. 아침 7시 반 집을 나섰다. 각자 약진하여 10시 반까지 성동검문소 삼거리까지 오도록 하였다. 나는 이번에는 버스를 이용해 보기로 해서 동네에서 4318번 버스를 타고 고속터미널에 내려서 M6427을 기다리는데 20여분 후에나 온다고 하여 먼저 오는 9501번 버스를 탔다.

 

  다행히도 9501번 버스는 정체되지 않고 한강변을 따라 제법 빠르게 달려 사우고(김포시청) 정류장에 내려놓는다. 거기서 한참을 기다리니 빨간색의 3000번 버스가 도착하여 탑승하고 보니 김 선배가 먼저 타고 오신다. 한참을 가는데 원XX 후배도 탑승한다. 10시경 성동검문소 삼거리 정류장에서 3인이 같이 내릴 수 있었다. 문수산성 남문이라는 2코스의 입구는 바로 버스정류장 근처인데, 문제는 남문이라는 건물이 산 아래나 산 위에서 보이지 않는 점이다. 문수산 산길을 따라 걷기를 시작하여 가는 도중에도 남문을 찾으려 하였으나 발견하지 못하였다. 남문이 현재 평화누리길 2코스 입구에 서 있었는데 오래 전에 멸실되고 명칭만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여하튼 수수께끼로서 추후 확인사항으로 남겨둔다.

 

  평화누리길도 둘레길의 한 가지이므로 평탄한 길을 예상하였는데 해발 376m의 문수산을 올라야 하므로 초장부터 제법 힘이 든다. 500m 쯤 비탈진 숲길을 올라가니 왼쪽에서 오는 능선 길과 합해지는데 그곳에서 잠시 쉬었다. 조금 완만해진 경사 길을 따라가니 곧 목제 덱크가 깔린 전망처에 도착한다. 뒤쪽으로 연하강과 그 너머에 강화도의 산줄기가 평화롭게 놓여 있다. 길을 떠나 홍예문까지 왔는데 여기가 정상으로 가는 길과 평화누리길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시간도 넉넉하여 정상에 올라가 경치도 구경할 겸 곧바로 산성(문수산성)의 흔적을 따라 위쪽으로 올라갔다.

 

  정상에는 장대지將臺址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 장대를 복원하여 지어 놓았다. 또한 조금 떨어져서 거의 같은 높이에 관측소(OP)가 있었는데 이번 코스의 최고의 전망처였다. 사진을 찍어서 그 위에 지명 표시를 해 놓은 입간판도 있어서 멀리 펼쳐진 경치를 살펴보면서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가 있었는데 개성과 송악산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 외에도 이북에 백마산, 하조강리, 도고개 등이 보이고 이남으로 문산, 임진강, 파주, 애기봉을 표시해 놓았다.

 

  우리는 OP에 올라서서 멀리까지 조망되는 경치를 - 강의 중심선으로 분단은 되었지만 눈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평화로운 경치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평화에 대한 염원은 말을 하지 않는 가운데에도 끓어 넘치고 있었으리라.(속 시원하게 탁 트인 경치가 좋아서 동영상으로도 기록하였다.) 문수산 정상을 떠나 홍예문 쪽으로 반쯤 내려오면 벤치들이 놓인 쉼터가 있어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쌀국수에 더운 물을 붓고 500cc 맥주 한 깡을 따서 5인이 한 모금씩 나누어 마셨다.(여느 때와는 다르게 술이 매우 부족하였다)

 

  점심을 끝내고 산중턱의 홍예문까지 내려와서 좌측의 누리길을 따라 산을 내려가는데 전망이 좋은 곳에 지어놓은 팔각정을 만났다. 잠깐 쉬면서 경치를 감상하였다. 길은 넓어졌는데 거칠다. 경사가 계속해서 급하게 내리쏟는데 중간쉼터라는 곳에 도착하니 등산로가 문수산 휴식년제 실시로 폐쇄되었으므로 우회하라는 간판이 나왔다. 좌로 난 길이 원 길인데 우회로는 직진하는 길이다. 직진하여 경사진 숲길을 한참 내려가니 뜬금없이 구름다리가 나오는데 큰 길을 건너기 위한 것이었다.

 

  길은 구름다리 직전에서 좌로 꺾어지고 조금 더 가니 청룡회관이 나온다. 회관은 해병들의 휴식처인 듯하다. 그 앞쪽으로 길이 있을 것 같아서 리본을 찾았으나 리본이 보이지 않아서 잠시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마침 주변의 건물 밖에서 청소 정리를 하는 병사들이 있어 그중 한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니 좌측의 산으로 올라가는 목제 계단길이 맞는 길인 것 같다고 해서 그 길을 따라가니 찾고 있는 청홍靑紅 두 가닥의 리본이 나왔다.

 

  이제 산지는 통과했지나고 길은 평탄한데 마을이 나왔다. 포장도로를 따라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전진하였다. 얼음 장작을 판다는 편의점을 지나가는데 주인은 출타했다고 쓰여 있다.(얼음 장작이 무엇일까? 서로 의논하였으나 무 결론. 먹는 얼음과불 때는 장작? 아니면 얼음 과자?)

 

  평지 길을 한참 가노라니 마을의 회관을 게스트하우스로 제공한다는 조강1리 다목적회관에 도착하였는데 회관은 내부가 공사 중이었다. 그 동안 누군가 이용을 했었을까? 그 이용실태가 궁금하다. 경치가 좋은 평화누리길을 걷다가 저녁이 되어 부지런히 서울로 가지 않고 하루 이곳에서 쉴 수 있다면 매우 좋을 것 같다.

 

  마을을 떠나 길을 떠나니 곧 저수지가 하나 나오는데 조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을 가두는 곳이라서 조강저수지이다. 저수지 옆에 캠핑하기에 훌륭한 터가 있고 수도와 화장실이 있고 4각 정자가 지어져 있다. 정자에 올라서 잠시 쉬었다. 캠핑하기에 좋은 장소라고 다들 칭찬하는데 누군가 쓰레기를 버려두고 갔다.

 

  길은 벼가 익는 들을 따라 가다가 우측으로 꺾였다가 좌측으로 꺾더니 작은 산을 하나 넘어간다. 문수산을 넘는 것에 비하면 별 일도 아니지만 경사가 있으니 조금 힘이 들었다. 산을 넘어가니 애기봉입구라는 2코스의 끝 지점이다. 3시 17분 쯤 도착했는데 눈앞에서 하성행 24번 마을버스가 지나간다. 후미가 도착하지 않아 버스를 세울 수가 없었다. 이제 오늘 정해진 길은 다 걸었으니 여기서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한 시간 후에나 24번 버스가 온다고 하여 길을 따라 보건소가 있는 삼거리 쪽으로 걸어 나가 다른 길로 오는 버스도 알아보기로 했다.

 

  조금 언덕진 길을 따라 올라가니 조선시대 문신으로 무오사화에 28세 약관으로 희생된 이목李穆(1471 ~ 1498)이란 분의 사당이 나온다. 사당을 떠나 한참을 내려가니 삼거리가 나오고 개곡리 보건진료소가 있는데 여긴 다니는 버스가 여러 개이다. 보경가든이란 음식점으로 들어가 두부전골과 지평막걸리로 뒤풀이를 가졌다.

 

  4시 20분경보건소 앞 정류장에서 7번 버스를 타고 운양역으로 가는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 운양역에서 김포골드라인 전철에 탑승,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 급행으로 환승, 고속터미널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하여 무사히 집으로 왔다. 평화를 찾아 노력한 긴 하루였다.

 

- 후기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평화를 주소서!“ 미사 때마다 외치는 카톨릭 신자들의 기도 말씀이다. 240년에 걸쳐 외쳐온 한국 카톨릭의 이 기도로 우리는 얼마나 평화로워졌을까? 아직 기도의 힘이 약한 듯하다.

평화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크게는 전쟁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한 마디로 비평화라고 할 수 있겠다. 비평화라는 것은 극단적 상황에선 전쟁이 되겠고 우리네 일상생활에서는 소소한 불화나 부조리라고 할 수 있겠다.

평화누리길을 힘들여 걸어서 우리가 생활에서 지고 가는 불화나 부조리가 치유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정확히 설명하거나 눈에 띄게 들어내지는 못 하지만 어떤 긍정적인 효과는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5인의 동문은 평화의 사도가 된 양 평화누리길 2코스를 누볐다.

 

  남북한 양편의 평화로운 경치를 굽어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처인 문수산 정상, 376m OP “컬리”에 올랐다. 멀리 강 건너 북으로 송악산이 보이고 선죽교가 있다는 개성이 희미하게 비친다. 한강과 조강이 합쳐서 조강이 되어 흐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정점에 서서 파란 하늘의 정기를 듬뿍 받은 우리는 독수리 5형제가 된 듯 온몸에 용솟음치는 용기와 정의를 연료로 하여 저 하늘 높이 날아올라 이 땅에 평화를 실현할 상상에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평화의 사람 5인은 각자가 처하고 있는 현실의 부조리하거나 불화한 상황을 이곳 문수산 OP에서 내려다보듯이 한 차원 높은 상태에서 관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극복하려 한다.

 

  산악인의 선서에 빗대어 평화를 다짐해 보았다.

  "우리는 일상의 부조리와 불화에 일희일비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더 높은 상태의 평화에 목표를 두고 오로지 자신만의 윤리의식과 생활철학을 실천하며 말없이 전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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