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6 평화누리길_5코스

2021. 10. 7. 19:56평화누리길

  지난 번 남겨둔 3코스가 있지만 비가 온다고 하여 조금 짧은 코스인 5코스를 먼저 하기로 했다. 인원구성은 지난 번 4코스 때와 같은 동문 선후배 5인이다. 아침 10시 정발산역에 집합하여 밖으로 나가니 약한 비가 내리고 있다. 우산을 쓰고 지난 번 왔던 길을 거꾸로 밟아 호수공원으로 갔다.

 

  장미정원이 있어 잠시 들렀는데 꽃은 피어 있지만 꽃의 풍성함이 5, 6월만은 못한 것 같다. 지난 번 올랐던 섬 안의 월파정 정자를 보며 5코스 시작점을 찾아갔다. 바로 앞의 선인장전시관을 보고자 하였으나 코로나 때문에 임시휴관이라고 한다.

 

  한참을 걸어서 공원을 나가니 킨텍스가 가까워 오는데 색다르게 지어진 건물들이 여럿 나타난다. 휴대폰에 넣어둔 GPS의 트랙을 따라가니 조금 복잡한 길을 잘 안내해주는데, 육교를 넘고 큰길을 건너니 킨텍스 건물의 낮고 긴 정면이 나온다. 주변에 지어진 고층아파트는 47층까지도 되는 높이라고 하는데 균형이 맞지 않게 너무 높아 보였다. 나의 노파심인가? 저렇게 높은 집에서 살면 땅과 유리되는 기분에 불안하게 느껴질 것만 같다. 이 지역에 이렇게 높은 건물이 왜 필요할지? 의문이 든다.

 

  누리길은 가장 넓은 간선도로를 피해 좀 더 작은 도로를 따라가기도 하고 논 가운데로 난 좁은 길로도 계속된다. 동네의 작은 근린공원에 화장실도 있고, 지붕과 벤치가 있는 휴식장소도 있다. 거기서 점심식사를 했다. 비는 아주 약하게만 살아 있다. 이번엔 큰길을 따라 계속 진행하니 5코스의 종점인 동패지하차도에 도착했다.(13:24)

 

  여기서 일정을 끝낼 수도 있었지만 아침에 의논한대로 조금 더 걸어서 파주출판도시까지 가서 6코스를 줄여보기로 한다. 6코스의 시작점에서 동패지하차도의 터널 위로 올라가니 스탬프 찍는 곳이 나오고 길은 U턴했다가 우측으로 직각으로 꺾여서 이어져 있다. 어두운 보행자 터널을 통과하니 길이 가파르게 변하며 산으로 올라가는데 계단까지 나타났다. 산허리를 끼고 가던 길이 산 아래로 향하더니 잘 가꾸어 놓은 가족묘지에 도착했다. 여기서 이미 길을 잘 못 든 것이다.

 

  곧 평화누리길을 지시하는 빨강과 파랑으로 된 한 쌍의 리본이 나타나겠거니 하며 산을 내려가서 마을 옆길을 갔는데 한참을 가도 리본이 보이지 않는다. 그제야 GPS의 트랙을 보니 원래 길에서 200m이상 벗어나 있다. 길이 어긋난 곳으로 돌아가야 했으나 앞으로 계속해 가서 원래 길과 만나기만 하면 될 거라는 생각에 계속 진행을 하였다. 원래 길은 산길로 해서 심학산으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동네의 포장된 길을 지나고 있다.

 

  동네를 가로질러 산으로 가는 길을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아 출판단지를 향해서 계속 나아갔다. 그런데 일행 중 두 분은 뒤에서 오다가 산길을 찾을 수 있겠다고 산으로 올라가 버렸다. 나머지 3인은 큰길로 해서 편하게 출판단지의 이채사거리까지 가기로 결정하고 뒤에 쳐진 두 분에게 이채사거리에서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 3인이 가는 큰길과 원래 길인 산길이 만나는 곳이 이채사거리이기 때문이다.

 

  공장인지 상점인지 불분명한 창고형 건물들이 많은 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세종삼거리에서 길은 더욱 넓어졌다. 여기저기 출판사 간판들이 보여 출판도시에 왔음을 알 수 있었다. 한참을 더 걸어 이채사거리에 도착하여 걷기를 마쳤다.(14:40) 마침 편의점이 있고 그 앞에 의자와 탁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편의점에서 막걸리와 쥐포, 땅콩을 사서 한 잔씩 마시며 후미를 기다렸다. 무사히 전원이 이채사거리에 집결하자 2200번 2층버스를 타고 합정역으로 와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왔다.

 

- 후기 -

 

  비가 겁이 나서 짧은 코스를 먼저 하기로 했다. 짧은 코스라서 너무 일찍 끝났기에 다음 코스를 미리 조금 더 걸었다. 걷기가 끝날 때엔 비는 아주 약해져 있었다. 길은 평화로웠다. 가을비를 겁낼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마지막 4km 정도는 누리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길을 잘 못 들었을 때 즉각 조치를 했어야 했는데 게으른 탓에 다른 길을 걸었다. 그러나 그 다른 길도 충분히 걸어볼 만한 길이었기에 크게 후회할 일은 없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원래 길과 겹치는 심학산 둘레길을 걸어서 원래 길이 주는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겠다.

 

  5번째 코스를 걸으며 5인 각자는 마음속에서 상상하던 진정한 평화와는 얼마나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을까? 각자의 마음속에서 자기가 걸은 만큼 - 고생한 만큼은 진정한 평화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