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8 삼성산에서 가장 좋은 트레킹 코스를 발견하다

2022. 5. 29. 19:11포토DOCUMENTARY

   토요일, 다시 산으로 간다. 오늘은 병에서 회복하는 동료도 있어 조금 약하게 가기로 하여 자주 가보는 삼성산으로 간다. 관악산공원정문 앞에 9시반 집결인데 5/28(오늘)자로 경전철 신림선이 개통되고 공원 입구에 관악산역이 종점으로 신설되었다. 신림역에서 환승하여 경전철을 타니 폭이 1m나 좁아 답답한데 사람도 많다.

   출입구 밖으로 나오니 송영길과 가족(부인, 딸)이 있고 관악구청장도 나와 있어 민주당 유세가 역 앞에서 펼쳐진다. 오세훈한테 밀린다는 소문인데 선전을 당부하고 동료들과 공원 정문을 들어서 산행을 시작했다.(09:37)

   고교 선후배가 20인이나 모였다. 공전의 대성황이다. 정문에서 조금 전진하다가 큰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꺾어 칼바위 능선 쪽을 향했다. 한참 가다 헤어져야 할 서울둘레길이다. 서울둘레길을 나타내는 화살표 표시가 낯익다. 목제 장승이 길의 왼쪽으로 여러 개 세워진 곳을 지나가는데 역병퇴지대장군이란 장승도 있어 이채롭다. 역병이 물러가는 중이니 장승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공터에서 잠시 쉬며 겉옷을 벗는 등 산행 채비를 다시 했다. 날씨가 좋다. 숲이 가려주어 햇빛의 직사를 받지 않으니 다행이다. 계단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다행히 인간적인(휴먼스케일의) 계단이다. 경사가 걷기에 적당하다는 이야기이다. 좀 더 올라가서 바위 위에 서니 시가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파트 일색이다.

   적절하게 놓여진 계단이 조금 급해지며 계단 중간에 전망처가 나와 다 같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나무계단이 철계단으로 바뀌며 경사가 급해질 때에 계단을 거의 다 올라온 셈이 된다. 계단이 끝나고 마지막 전망처(칼바위라 써 있음)에서 쉬면서 한 사람씩 바위위에 올라서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12시는 안 되었지만 장군봉 근처 숲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했다.(11:30) 막걸리와 와인, 오미자주, 말벌주(?) 등이 나오고 다채로운 음식이 나와서 나누어 먹었다. 나의 주된 점심은 컵라면이다. 뜨거운 물을 가지고 왔다. 산행후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가기로 하여 길을 가늠해 보니 마당바위로 해서 계곡으로 내려가 원점회귀하는 게 제일 쉬운 방법이라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했다. 시간이 넉넉하여 선두로 내려가다가 후미를 기다리며 한참을 쉬었다. 후미는 잠시 마당바위에서 눈을 붙였다고 한다. 서울대 옆 개천을 따라 내려가는 익숙한 길로 천천히 내려갔다.

   14:22, 공원정문에 도착하여 산행을 끝냈다. 오늘 개통한 신림선을 타고 1호선 대방역에서 환승하여 노량진역에 내린 다음 안내글자를 따라 수산시장 2층으로 올라갔다. 회를 사고 차림을 해주는 집에 들어가 소주, 맥주를 마시며 즐겁게 환담했다. 뒤풀이를 끝내고 전철로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거리가 짧아 조금은 아쉬운 산행이었으나 정말 잘 설계된 산행 길을 발견한 하루였다.

- 후기 -

   동문들 20인이 어우러져 자주 가는 성스러운 산, 삼성산으로 갔다. 사람도 많고 회복기의 동문도 있어 약하게 산행한다. 관악산공원 입구에서 조금 전진하다가 우측으로 서울둘레길로 올라서서 칼바위로 가는 길을 택하였다. 산행을 마칠 때 쯤, 이렇게 적절한 트레킹 코스가 더 있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길이 급하지 않다, 그렇다고 맹탕으로 평지도 아니다.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는데 그 폭과 높이가 적당하여 인간적이었다. 길은 폭이 여유가 있고 길 양편의 나무들이 가려주어 직사로 내리쬐는 햇빛도 부드럽게 변한다. 목제 계단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짧게 급한 구간에서는 철제 계단으로 변하는데 이 길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겠다. 길이 느슨하기만 해서는 안 되기에 마지막에 한번 쯤 힘을 들이게 한다.
   그래서 숨을 헐떡이며 칼바위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펼쳐진 시원한 경치가 보너스로 주어진다.(지난 주 북한산 영봉 갈 때 하루재 고개에 도착하기 위해 급경사를 오르며 꽤 고생했는데 여기 칼바위 길은 거기 비하면 너무나 편안한 길이었다.)
  칼바위 전망대에서 장군봉 근처까지는 숲길로 계단이 없는 완만한 길이다. 얼마든지 계속 걸을 수 있는 형세인데 점심식사 때문에 중단하고 숲속에 자리를 잡았다. 계속해서 삼막사까지 걸었으면 좋았을 터인데 식사 후 좌로 틀어서 마당바위를 통해 원점회귀하기로 했다.
   마당바위는 서울 근교 다른 어떤 산의 마당바위보다 넓고 경사도 완만하여 한참 쉬면서 잠도 자고 휴식할 수 있는 곳이다. 그후 마당바위 아래 길은 완만한 경사로 숲길은 이어지고 서울대 경계를 흐르는 냇물 옆으로 난 넓은 길과 만나서 공원입구로 나간다. 중간에 장미가 피어있는 정원도 있어 액센트가 된다.
   이전에 자주 이 길을 오르내렸지만 이렇게 훌륭한 트레킹코스인 줄 모르고 걸었었다. 그러다가 오늘에야 이 길을 좋게 인식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지난 주 북한산의 급경사길 체험과 비교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오늘 걸은 길의 장점을 오늘산행에서 깨달았다. 산에 가고 또 가야 하는 이유의 하나이겠다. 나이가 들어 정세의 판단이 느려지면 반복 학습하는 게 장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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