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9 북한산 계곡에서 물놀이 낙원을 체험하다

2022. 7. 12. 09:34포토DOCUMENTARY

   다시 토요일이 돌아왔다. 선후배들과 피서신행을 갔다. 북한산 삼천리골을 지나 부왕동암문까지 올라간 다음 북한산성 입구로 내려오다가 합수점을 지나 개울에서 알탕을 즐겼다.

 

   9시 30분 3호선 연신내역에서 모여 영서시장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여 7211번 버스를 탔다. 9 번째 정류장이 “하나고, 삼천사, 진관사입구”라는 긴 이름의 정류장인데 거기서 내렸다.(시간에 늦은 한 분과 동랭 2인은 택시를 이용하여 삼천사에서 합류)

 

   삼천사까지 천천히 걸었다. 아직 장마철이라 날이 흐린 채 비는 오지 않으나 습도가 높고 바람이 없어 아주 무덥다. 오늘 물속에 들어가는 피서를 계획하였는데 빨리 그 순간이 왔으면 하고 기대하게 된다. 삼천사 앞에 도착하여 잠시 쉬면서 늦게 오는 3인을 기다렸다.(10:16)

 

   기다리던 사람들이 도착하고 절을 잠시 구경하였다. 대웅전 뒤에 마애불이 있어 잠시 들렀다. 절집들이 지은 지 얼마 안 된 듯하여 매우 깨끗하게 보였다. 탑도 두 개나 마당에 세워 놓았고 그 중 하나에는 만통문이라는 문으로 들어가게 해 놓았다.

 

   절을 떠나 숲길로 올라가는데 우측 계류에는사람들이 물가에서 피서를 하고 있었다. 울가 들어갈 계류는 한참 가야 한다. 걷다 보니 윗도리는 벌써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비봉과 부왕동암문으로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좌측의 부왕동암문길을 택하여 올라갔다. 길이 완만하게 올라가서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한참을 올라가니 길이 가팔라지며 힘이 들었다.

 

   전망이 좋은 곳에서 잠시 쥐는데 앞으로 사모바위가 보였다. 다시 급하게 바위길을 올라서 앞이 트인 곳에서 또 쉬었다. 마침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식혀주었다. 휴식을 끝내고 조금 더 힘들여 올라가니 부왕동암문이다. 고도가 해발 500m가 조금 넘는 곳이다. 처음엔 가볍게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더위 때문인지 의외로 힘들게 올라왔다.(12:25)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라서 다행으로 생각되었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었기에 암문 조금 아래에 자리를 잡고 깔개를 폈다. 12인이 가져온 각종 먹을 것과 주류로 막걸리, 소주, 와인, 가양주가 나왔다. 막걸리와 소주는 남겨서 아래 계곡에서 물놀이할 때 마시기로 했다. 즐거운 식사가 끝나고 물놀이 장소를 찾아 하산을 시작했다.

 

   부왕사 옛터가 있어 몇 사람이 둘러보러 올라갔다가 왔다. 내려가는 길옆에도 물이 풍부한 개울이 있어 유혹을 하지만 합수점까지는 내려가 보기로 한다. 드디어 합수점에 이르렀다. 합수점에서 조금 내려가다가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물가로 갔다.(계곡은 전부 바위로 되어 있어 물이 맑으나 미끄러지면 다칠 수 있어 조심해야 했다.)

 

   이곳의 상태는 오늘 여태까지 보아온 물중에 기징 양이 많다. 수온도 적당하여 피서에 안성맞춤이다. 모두들 윗도리를 벗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올해 들어 가장 나은 피서였다. 물 밖에서 더위가 기승을 떠니 물 속이 더욱 시원한 기분이었다. 한 시간 반 가량 물속을 드나들며 더위를 식히고 쥐포를 안주로 막걸리와 소주를 마셨다.

 

   15:48 경 피서자리를 파하고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17:15, 북한산성입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끝냈다. 뒤풀이는 연신내역 근처의 횟집에서 다른 곳으로 산행한 후배들과 같이 하기로 하여 버스에 올랐다. 연신내역 근처 연신내회수산에서 뒤풀이를 하고 생맥주를 한 잔 더 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물속에 들어가 있던 시간은 최고의 피서였지만 나머지 시간은 무더위에 시달려야 했던 극과 극의 하루였다.

 

- 후기 -

 

   삼복더위 못지않은 무더위를 계류의 찬물로 다스린 하루였다. 장마의 뒤끝인지 하늘은 흐려있고 습기 만땅이다. 정해 놓은 물놀이 장소까지 가려면 몇 가지 고비를 넘겨야 했다. 우선 삼천리골을 거슬러 올라가 부왕동암문(해발 500m 이상임)까지 힘들게 올라가야 하는 일이 최고의 난관이었다.

   바람도 별로 없는 산길에서 맞닥뜨리는 무더위는 두 번째 고비였다. 곧 계류의 찬 물로 더위를 다스릴 희망에 참고 걸을 수 있었다.

   길은 개천을 따라 올라가고 내려오는데 길옆의 개천에는 장마 덕에 물이 콸콸 흐르니 눈으로 보기만 해도 시원하였다. 어서 들어오라고 계류가 유혹하는 것 같은데, 목적지인 합수점 근처 정자까지 가기 전에는 그 유혹을 참아야 하는 심리적 고통이 또 한 고비였다.

   드디어 난관을 물리치고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몸을 물에 담그는 순간, 여태까지의 고난은 씻은 듯 사라지고 천상의 낙원을 맛보았다. 거기에다 점심에 다 소비하지 않고 아껴서 가져 온 막걸리와 소주를 나누어 마시니 기분이 더 상쾌하였다.

이 날, 밋밋한 낙원이 아닌, 고통 끝에 맛보는 더 나은 낙원의 달콤함을 체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