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8 한강변을 걸으며 한강을 평가하다

2022. 9. 13. 09:30포토DOCUMENTARY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떠나서 철계단을 올라가서 올림픽대로를 가로지르는 동호대교 보도를 지나 한강공원으로 내려갔다. 강변에 펼쳐진 공원을 따라 가며 강에 매인 음식점/카페용 배도 보고 회화나무들을 구경했다. 강변으론 잘 자라는 속성수인 버드나부가 즐비한데 갈 때마다 더 커 보였다.(내가 아끼던 제일 컸던 버드나무는 너무 웃자라서인지 작년 가을 베어지고 말았다.(안타깝다) 강의 북쪽으론 금호동, 약수동, 한남동 언덕 위의 누추한 건물들과 아파트가 보인다. 결코 좋은 그림은 아니다. 정녕 좀 더 멋진 건물을 지을 안목이 없는 것인가? 그나마 한남동에 지어진 고층건물인 주상복합(하이페리온) 건물 3채가 단정하게 보였다.

 

   한남대교 밑 운동공원을 지나 반포대교까지 진출하고 내친 김에 동작대교/동작역까지 걷기로 한다. 반포대교 지나서는 길에 옅게 진흙이 깔려있어 운동화를 더럽힌다. 사람들이 물을 뿌려 진흙을 털어내며 청소를 하고 있다. 한강이 약하게 범람했던 탓이다. 여기서도 아열대지방의 우기같은 날씨가 계속된 결과이다. 일만보 정도 걸었으니 동작역에서 걸음을 접었다.

 

- 후기 -

 

   한강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강인 건 확실하겠다. 한강변 특히 서울에 인구와 직장이 몰려 있고 문화를 선도하는 시설, 기관들이 몰려 있다. "성공하려면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내가 가까이 보는 한강은 넓고 수량이 많아 보기에도 좋다. 지난 봄에는 친구들과 한강 상류를 본다고 태백, 정선, 평창 현지에 가서 강변을 걸었다.

 

   이 강이 너무나 중요한지라 삼국이 한강유역을 차지하려고 피튀기는 쟁패를 벌였고 결국 신라가 차지히였고 진흥왕은 이를 기념하여 북한산 비봉에 북한산 순수비까지 세웠다. 그후 고구려의 온달장군은 신라를 여기서 몰아내려고 싸우다가 아차산에서 산발된 화살에 맞아 전사했고 어이없는 죽음이 너무 억울한 나마지 관이 제자리에서 안 움직였다고 한다.(평강공주가 와서 그를 설득해서야 관이 움직이고 장사가 가능해짐)

 

   어쩌다가 나도 한강변에 살게 되고, 한강변을 공원으로 조성해 놓았기에 시간 날 때마다 산책하는 장소가 되었다. 한강이 제법 멋진 자연 경치를 보여 주는데 반해 이 경치를 수식하는 건축물, 다리, 조형물 등 인공물은 그 질이 우수하다고 할 수는 없겠다. 산 위까지 주택이나 아파트를 다닥다닥 지어서 인구를 수용하는데 급급하고 강변의 넓은 직선도로는 강을 가두고 교통에만 힘쓰고 있다. 인공물이 눈을 즐겁게 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이러한 경치를 괜찮다고 할 사람도 있기는 하겠지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자연은 고매하나 인공은 남루하다." 

 

   대책은 무엇일까? 고치거나 내가 포기하거나! 슬프다. 내 심미안을 낮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