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9 도봉산 천축사에서 우이암으로 넘다

2021. 10. 11. 10:14포토DOCUMENTARY

  토요일이니 산요일이다. 동문들과 도봉산 가기로 약속을 했다.(결국 11인이 모였다.) 10시 도봉산역에 맞추기 위해서 지하철 안내 “앱”을 보며 신경을 써야 했다. 특히 토요일은 1호선에서도 전철 간격이 20분 가까이 되니 환승을 잘 못 하거나 게을리 하면 늦어서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다. 다행히 9시 50분에 플랫폼에 도착하였다.

  역사를 나가니 이미 동료들 여럿이 도착해 있다. 다음 차로 도착하는 사람이 오자 도봉산을 향했다. 천축사 -> 마당바위 -> 관음암 -> 우이암 -> 우이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천축사 가기 전에 숨이 차서 한참을 쉬고나서 계단을 한참 올라가니 천축사 일주문이 나타났다. 절 앞에 펼쳐서 모셔놓은 천불(?)이 이채롭다. 작은 부처님상이 서있는데 천 개는 아니고 백여 개는 되는 것 같다. 모퉁이를 돌아 잘 생긴 기와집에 천축사라고 쓰인 현판이 걸린 건물이 있는 일곽을 일별하고 돌아 나왔다.

  이정표가 마당바위까지 0.3km라고 알려 준다. 경사진 길을 힘들게 올라가니 마당바위가 보이고 사람들이 널찍한 바위 근처 여기저기서 쉬고 있다. 우리도 식사할 장소를 찾아야 했는데 마침 바위 위쪽에 협소하지만 자리를 잡고 두 팀으로 나누어 앉아 식사를 했다. 반주가 없을 수 없는데 막걸 리가 주였고 동료가 가져 온 46도짜리 럼주가 있었는데 달고 독하여 내 입에는 잘 맞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고 관음암을 향하는데 경사도는 마당바위까지의 그것에 비하면 조금 약하여 힘을 덜 들이고 오를 수 있었다. 관음암에 간 것이 70년대 초로 기억되니 가 본지가 50년은 지난 셈이다. 최근에도 도봉산에 와서 마당바위는 여러 번 지나갔지만 관음암으로는 오지 못 했었다. 여기에도 넓은 바위 위에 수백 개의 부처상을 모셔 놓았는데 천축사와는 달리 이곳에선 앉아있는 모습이다.

  길은 도봉산의 주능선까지 계속 올라가더니 드디어 주능선과 만났다. 거기서 조금 더 가니 오늘의 최고점이라고 할 만한 봉우리에 도착하였다. 사방이 탁 트인 곳이다. 휴대폰으로 한 바퀴 돌며 동영상으로 주변 경치를 찍어 보았다. 아침엔 비가 올 것이 우려되는 흐린 하늘이었는데 구름은 떠있지만 날이 맑아져서 먼 곳의 경치가 잘 보이는 가을하늘이다.

  지루하게 척박한 길을 헤쳐 나가다 보니 어느덧 우이암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중간에 설치된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여기서는 오봉과 도봉산이 뚜렷이 보이고 상장봉도 보이며 경치가 좋아 언제나 사진을 남기는 곳이고 내 사진에서도 자주 나오는 곳이다. 역시 같이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이암을 돌아서 원통사로 내려갔다. 원통사는 절을 가꾸고 탑을 새로 세우고 마당도 많이 고쳐서 10여년 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제 우이동까지 가는데는 대부분이 내려가는 길이라서 마음이 가벼워진다.

  옆에 가는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을 내려오는데 길이 조금 틀린 것 같아서 길옆에서 쉬고 있는 한 분에게 물어보니 이 길은 방학동으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하며, 뒤로 돌아가서 우이동 가는 길을 찾는 것 보다는 방학동 쪽으로 내쳐 내려가서 큰길을 만나 우측으로 가면 우이동이니 그냥 가라고 한다.

  내려오는 길에는 숲길 옆으로 묘지들이 많이 나타났는데 무슨 단체의 묘지인 것 같다. 한참을 내려가니 우이동과 방학동을 잇는 큰길이 나온다. GPS의 지도를 보니 5, 600m 만 우측으로 큰 길을 따라가면 우이도이라서 걷기로 했다. 드디어 우이동 전철역 근처 음식점에 도착하여 조금은 지루한 걷기를 끝냈다.(17:50)

  도봉산의 주능선을 따라 우이암까지 와서 우이동으로 오는 긴 산행은 내게 쉽지 않은 산행이었다. 여럿이 갔었기에 완주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라면 중간쯤에서 탈출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체력의 한계를 느꼈고 힘이 든다고 느낀 등산이었다. 지친 몸을 삼겹살과 소주로 달래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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