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3 양평군의 청계산_부용산을 가다

2021. 11. 14. 20:15포토DOCUMENTARY

  동료들의 서울 청계산 단체산행을 물리치고 오랜만에 홀로 산행에 나섰다. 그룹산행이 안전하고 재미있는 면이 많지만 혼자만의 사유에 빠져 본다든가 자신만의 판단으로 산행을 함으로써 얻는 자신감 내지는 자존감을 맛보지는 못 한다. 오늘은 큰 맘 먹고 홀로 나섰다.(2주후에 단체산행으로 갈 길을 먼저 가 보고 큰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는 목적도 있었다.)

  압구정역에서 3호선을 타고 8시 26분 옥수역에서 경의중앙선 전철을 타니 10시 쯤 국수역에 내려 준다. 산객이드물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등산객 3-4인을 보았다. 한참을 올라가니 샘이 하나 나와 물을 떠서 마셨다. 형제봉이 가까워지는데 길은 꽤 긴 급경사 길이다. 힘을 들여 올라가니 형제봉(해발 507.6m)이다.(10:45) 정상에는 한 쌍의 전망대 겸 쉼터가 목재 덱크와 난간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거기 올라가서 멀리 한강을 굽어볼 수 있다.(코로나 사태에 줄을 쳐서 출입을 막고 있었으나 이미 들어가 있는 사람도 있어 나도 들어가 보았다.)

  능선을 타고 청계산으로 향하는데 처음엔 경사가 없이 평평하다. 작은 산을 넘으니 대형 송전탑이 하나 나온다. 여기서 조금 더 가니 경사가 조금 급해지더니 헬기장 마당과 청계산 정상석이 나타났다.(11:26) 정상은 해발 656m로 형제봉보다 150m 높다. 날이 맑아지고 공기가 신선하며 경치가 매우 좋다. 마침 벤치가 하나 있어 거기 앉아서 한참을 쉬다가 보니 12시가 넘었기에 여기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바나나 우유, 사과, 컵라면을 먹었다.

  식사를 하고 정상 옆에 식탁을 차려놓고 막걸리를 파는 곳에 가서 한 잔을 시켰다. 손님이 너무 없어서 한 잔 팔아 줄 생각으로 앉았다가 아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다 보니 12시 반이 지났다. 청계산에 한 시간 이상 머문 셈이다.

  서둘러서 왔던 길로 형제봉을 향했다. 형제봉 조금 못 미쳐 길을 우측으로 꺾어 부용산을 향했다. 완만한 길을 한참 가니 갑자기 길이 급하게 내려가야 하는 길이 나오는데 길 위에 낙엽이 덮여 있어 조심해야 했다. 지난 산행을 떠올려보니 이곳에 급박하게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2009년 2월과 5월에 여기 왔던 기록이 있다. 벌써 12년 반이 넘은 추억이다.

  급한 경사길을 내려온 후 한참을 완만한 길로 진행하다가 부용산을 앞두고 갑자기 경사가 심해져서 힘이 들었다. 있는 힘 없는 힘을 짜내서 경사길을 올라갔다. 부용산 정상을 20m 쯤 남겨두고 평상이 있어 웃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 물을 마시며 잠시 쉬었다.

  곧 부용산(해발 366m)이다.(14:20) 정상은 뾰족하지 않고 기다란 능선의 한 점이다. 부용산에 왔으니 다음 목표는 양수역으로 이정표에 써 있다. 서쪽으로 계속 걸어야 한다. 정상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강이 보이는 전망대 겸 쉼터가 목재로 만들어져 있다. 사람들이 목재 덱크 위에 모여서 쉬고 있다. 잠시 그곳에서 한강을 카메라에 담고 산 아래를 향했다.

  하늘이 흐려져서 한낮인데도 숲속은 약간 어두운 기운이 감돈다.(썬 글라스를 썼기 때문에 더 심한 것 같다.) 길은 약하게 오르내리며 양수리를 향하는데 원체 거리가 있어서 조금은 지루한 감이 있었다. 오늘 산행거리가 15km 정도로 긴 편이어서 내겐 하나의 도전으로 생각되었는데 다행히 완주할 수 있어 기뻤다.

  숲이 끝나는 곳에 시야가 트이며 양수리 마을이 나타났다. 그후에 역은 멀지 않았다. 양수역이라는 커다란 양각 글씨가 붙어있는 큰 건물이 양수역이다.(15:39) 역에서 전철을 탔는데 자리가 없이 옥수역까지 와서 3호선으로 환승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 후기 -


  15km 거리의 산길을 약 6시간 동안 무사히 걸었다. 혼자 걸으며 옛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앞으로의 생에 대해서도 가늠해 보았다. 아는 길이기에 길 찾는데 크게 걱정하지 않고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청계산과 부용산에 펼쳐진 숲길은 낙엽으로 살짝 덮여 있었는데 그 넓이나 길의 나무들과의 어울림 등으로 볼 때 우리나라 표준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산길이라고 볼 수 있었다. 오늘 산행은 조금 길어서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린 점만 빼면 아주 훌륭한 산행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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