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3. 18:13ㆍ포토DOCUMENTARY
평화누리길 경기도권을 끝내고 계속해서 둘레길 걷기를 하기로 하고 우선 경기옛길 중 하나인 평해길을 택하여 걷기로 했다. 오늘이 첫 회로 평해길의 1코스와 2코스의 반 쯤을 걸었다. 거리는 약 16km이다.
원래라면 6인이 모여야 하는데 1인이 유고로 5인(지태진, 이성도, 김기창, 양수석, 나)이 양원역에 모였다.(10시 5분에 경의중앙선 열차 도착) 새벽에 비가 조금 뿌렸기에 우산을 준비했으나 비는 오지 않고 하늘만 흐려 있다. 구리로 넘어가는 큰길로 나가 경기도와 서울의 경계를 넘어가 딸기원 앞까지 갔다. 평해길의 시작이라는 표시는 없는데 주정차 금지를 알리는 원판이 올려진 쇠기둥 위에 빨강과 연두색 평해길 리본이 달려 있어 시작점임을 짐작케 했다.
이곳에서 다시 큰길을 따라 서울 쪽으로 가다가 우측 아스팔트를 따라 망우리 역사공원으로 올라갔다. 망우리 공동묘지로 진입하는 길이다. 왼쪽으로 새로운 기다란 건축물이 나오고 이 공원에 묻힌 유명인사들의 사진이 게시된 단(역사인물 전시장) 앞에 5인이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유관순 열사의 합장묘가 단장되어 있는데 3.1운동기념식을 준비하고 있어 잠시 묘역을 돌아보고 큰 길을 따라 산을 올라갔다. 산 위 쯤에서 길은 아스팔트를 버리고 보행로를 따라 좌측으로 꺾여 산을 급하게 내려가기 시작한다. 얼마 안 내려가서 새로 지은 듯한 구리시청 건물이 나왔다. 길은 큰길로 나오더니 구리시 중심을 휘감아 간다.
도중에 전통시장이 나왔다. 꽈배기 얘기가 나왔는데 지선배가 꽈배기를 사서 주신다. 구리시의 메인스트리트를 다라 조금 가니 그리역 역사가 나오는데 그 뒤로 길이 이어지고 작은 공원이 나왔다. 근처에 정자도 있고 벤치가 있어 그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들었다. 어제 밤 술을 마신 관계로 오늘은 술을 준비하지 않았다. 오랜만의 무주(無酒)여행이다. 식사를 마치고 왕숙천을 향해서 동쪽으로 걸었다.
드디어, 시가지를 떠나 눈앞이 시원해지는 개활지인 왕숙천변으로 왔다.(13:11) 여기서 길은 우측으로 90도 꺾여 하천을 따라 한강까지 남행한다. 천변에 자전거 주행로와 걷기에 좋은 보도가 평행으로 갖추어지고 주위도 잘 정비되어 있다. 걷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길을 따라 계속 걸어서 평해길 1코스(망우왕숙길)의 종점에 왔다.(13:57) 지명이 “합수머리 세월교”라고 한다. 여기까지 8.8km라고 하는데 여기서 끝내면 하루 걷는 거리로는 너무 짧을 것 같아서 2코스(미음나루길)를 좀 더 걷기로 했다.
이제부터는 한강을 우측에 두고 걷는다. 한강변에서 보는 시야는 왕숙천변보다 더욱 넓어졌다. 갈대가 무성한 곳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미음나루 음식문화 특화거리“ 앞 강변을 지나가서는 길이 강변을 떠나 언덕으로 올라간다. 언덕을 넘어 교회를 지나가더니 큰 나무(보호수) 두 그루가 있는 곳에 도착하여 벤치에서 쉬는데 나무 앞에 ”수석리 토성”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 있다. 근처에 백제 토성이 있다는데 눈에 띄지는 않는다.
길은 다시 언덕을 내려가 강변으로 붙어 삼패지구를 지나간다. 자전거길과 보도가 분리되어 있음은 물론 길이 상당히 넓고 길 옆으로 야구장과 녹지가 연속되며 상당히 넓은 강변유원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삼패지구 한강공원에서 벤치를 찾아 앉아서 쉬었다. 날이 개어서 기분이 상쾌하다. 오징어 구운 것을 지선배가 잘라서 나누어 준다. 가까운 곳에 화장실이 있어 잠시 다녀오는데 강변길과 화장실 사이에 넓은 주차장도 설치되어 있다.(1시간 무료에 그후 10분 200원) 휴일(3.1절)이라서인지 미음지구에서 덕소로 또는 반대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경치나 인기로 보면 도시공원으로 손색이 없는 곳 같다.(김선배가 마음에 들어하며 연로한 어머님을 모시고 꼭 한번 오고 싶다고 한다.)
공원에서 일어나 조금 오니 고래 머리와 꼬리를 모형으로 만들어 배치해 놓은 곳이 있어 기념사진을 찍었다. 곧이어 미사대교 아래를 지나가니 곧 덕소시가지가 나왔다. 강변을 떠나 좌측으로 틀어 시가지로 들어섰다. 목적지인 역이 멀지 않았다. 오늘 걷기는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덕소역에 도착하였다.(15:42) 16.23km를 약 5시간 반 만에 걸은 셈이다. 역의 2층 “이디야 커피”에서 지선배의 호의로 커피 한잔씩을 마시고 16시 32분 덕소역발 전철로 서울로 출발했다.
- 후기 -
경기도는 조선시대 한양에서 지방을 연결하던 6개의 교통로를 토대로 새롭게 도보길을 조성하여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중 평해길은 서울에서 울진군 평해읍으로 가는 길이다. 물론 이 길이 우선은 경기도 관내에만 조성된 점이 아쉽지만 우리는 이 길을 따라가 보기로 하고 용기 있게 첫걸음을 내딛었다.
1. 조선시대 선비가 되어보다
평해길의 시작점은 구리시 딸기원 앞의 쇠기둥이다. 조선시대에 과거를 위해 평해에서 올라와 다행히 과거에 급제한 선비가 있었다면, 한양의 동대문을 나와 부리나케 이 길을 따라 고향을 향해 걸었으리라.(약 12일걸렸다고 함) 또한 이 길을 갔던 다른 사람들 중에는 율곡 이이가 있었을 것이다. 본인은 물론 그의 부친인 이원수와 모친인 신사임당도 이 길을 걸었으리라 생각하니 500년 지난 후 같은 길을 따라 걷는 정취가 더 짙어진다. 얼핏 집히는 게 있어 지갑을 뒤져 보니 신사임당은 한 장도 없고 세종대왕만 세 장 있다.
2. 망우리의 유래와 유관순 열사 묘에서의 부끄러움
조선 태조가 자신의 묻힐 자리를 동구릉의 건원릉에 정하고 친구를 찾아서 이곳에 와서 동구릉을 바라보며 “나중에 들어갈 자리를 마련했으니 모든 시름을 잊었노라!” 라고 말하며 걱정을 잊었다는 고사에서 망우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공원의 현관격인 역사인물 전시단에서 좌측 길로 조금 올라가면 유관순 열사 묘가 나온다. 열사는 순국 후 이태원공원묘지에 안장되었는데, 일제가 공동묘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유해가 분실되었다. 개발 당시 연고가 없는 무덤 28000기를 화장한 뒤 합장하였다고 한다. 그 합장묘를 이곳 망우리 공원으로 최근에 옮겨 왔다. 작은 묘가 솟아 있는 옆에 “유관순 열사 분묘 합장 표지비“라는 어색한 이름의 검은 묘비가 하나 서 있었다.
마침 3.1절 기념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헤치고 묘에 묵념하였다. 열사의 유해를 제대로 수습하여 온전한 묘를 하나 갖추어 드리지 못한 저간 사정과 맞닥뜨리니 근심이 없어지기는커녕 하나 더 생겼다.
3. 왕숙천의 품격을 왕이 정하다
왕숙천은 태조 이성계가 함흥차사 뒤에 함흥 거주를 끝내고 태조 이방원을 만나러 한양의 목전까지 왔다가, 태종을 불신하여 일시 퇴각해서 묵었던 곳의 하천이라는 데에서 그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퇴계원의 이름도 같은 사건에서 지어짐) 그렇다면 이 강이 임금다운 품격을 실제로도 가져야 할 터인데 보도와 자전거길, 천변공원이 잘 갖추어져 있고 경치도 괜찮으며 사람들의 이용도 활발하여 어느 정도 이름값을 하는 것 같다. 부디 더욱 가다듬어서 왕의 품격을 지닌 최고의 하천으로 거듭나게 하길 빈다.
4. 미음나루 풍속마을의 음식점들이 유혹한다
수석 한강공원을 지나자 미음나루터 주변풍속마을이다. 마을에 음식점들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지도를 보니 “미음 음식문화 특화거리”라고 한다. 음식점 주차장마다 차들이 가득 차 있다. 길은 언덕을 향해 올라가는데 음식점이 끝나고 숲이 시작되더니 미음고개를 넘어 수석토성으로 내려간다. 이곳 음식점 마을이 유명한 줄 몰랐고 한 번도 와보지 못한 곳인데 일부러라도 한번 와보고 싶다. 코로나가 어서 잦아들어야겠지만.....
5. 삼패지구 한강공원에서 머무를 만한 곳을 찾았다
강변길을 걷다가 아주 훌륭한 공원을 하나 발견했다. 이름하여 “삼패지구 한강공원”이다. 벤치에 앉아서 풍광을 감상했다. 주변에 야구장, 풋살구장, 음식점들, 커피숍, 주차장, 화장실이 있었다. 한쪽 강 위로 날렵하게 쭉 뻗은 다리(미사대교)가 뻗어 있었으며 공원의 좌와 우로 멀찍이서 받쳐주는 언덕이 붕긋하게 솟아 있어 장소가 더욱 아늑하였다.
넓고 긴 한강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는데 물결이 잔잔하였다. “내게 강 같은 평화”라는 노래 말이 저절로 나올 듯한 분위기였다. 강의 고수부지로 난 길과 거기 딸린 주변 공간이 널찍하여 여유가 있었는데, 마침 하늘이 개여 날은 따뜻하고 차갑지 않은 산들바람이 약하게 불어왔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강변을 오가고 있어서 이 장소가 잘 이용되고 있음을 알았다. 작년 9월부터 평화누리길을 2주마다 걸었지만 이렇게 멋진 수변공간을 보지 못했었다. 김선배께서는 연로하고 몸이 불편하신 어머님을 모시고 오고 싶은 곳이라며 장소를 칭찬한다. 휠체어를 밀며 평평한 무장애공간에서 걸으며 쉬며 효도를 하고 싶어 하신다. 김선배는 부디 그 소망을 이루시길!
6. 글을 쓰다가 정치가의 거짓말에 학을 떼다
어제(3월 2일) 밤까지 후보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고 여러 번 다짐하고 확언하던 분이 오늘(3월 3일) 아침 단일화를 발표했다. 이러한 말바꿈의 결과로 유리한 국면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나보다. 그러나 이것은 내게 있어서는 심각한 거짓말로 비칠 뿐이다. 아무리 세상이 유 불리나 이익 불이익에 따라 변신한다지만 이렇게 자기가 확언한 말을 하룻 밤에 바꾸는 사람을 용납할 여유가 내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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