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0. 12. 17:01ㆍ명산산행기 Famous mount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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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및 산행지 : 2006년 9월 23일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오서산 코스 : 청연마을 밤나무숲-550봉-오서산 정상(791m)-오서정-정암사-성담마을 주차장 산행시간 : 10:43 - 15:10(4시간 27분)
산행날에 모처럼 쾌청한 날씨를 만나게 되었다. “가을날이란 어찌도 이리 상큼한 것이냐?”하고 외쳐 본다. 산행날 이런 날씨는 정말 오랜만이다. 버스 창밖 잠실의 넓은 대로에 줄지어선 프라타나스 넓은 잎사귀 위로 찬연한 햇빛이 사각사각 내리고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개인 코발트색 높은 하늘이 가을의 기쁨에 동참하라고 내 마음을 흔들어 댄다. 거기다가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가장 부담없는 토요일의 아침이다. 일도 교회도 정해진 약속도 없다.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결혼식 2건은 꼭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잊기로 했다.
잠실의 가벼운 아침
오늘은 송백을 따라 모처럼의 명산산행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충남의 서쪽 홍성에 있는 오서산에 가는 날이다. 烏棲山은 충남 홍성군 광천읍과 보령군 청소면의 경계에 있다.옛 부터 까마귀와 까치가 많아 오서산이라 불려졌다고 하는데 요즘 산행에서는 까마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이 산의 정상에 서면 안면도와 육지 사이의 천수만 바닷물이 산 아래 깔리고 서해바다가 막힘없이 보여 일명 「서해의 등대산」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고 한다.(한국의 산하: 오서산 편) 또한 정상을 중심으로 약 2㎞의 주능선은 온통 억새밭으로 이루어져 가을의 정취를 한껏 누릴 수 있다고 하여 구미를 당기게 한다. 그 동안 백두대간 산행에 치우쳐 동쪽과 남쪽의 험준하고 준수한 산들만 다니다가 서쪽에 있는 약간은 낮은 산에 가게 되었다. 동쪽의 산들이라면 우선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과 태백산이 생각나고 남쪽의 산들이라면 한라산, 지리산, 백운산, 영취산, 덕유산 등이 생각난다. 그리고 이들의 중간에 있는 속리산, 월악산, 소백산 등등 대간과 그 주위의 산들 위주로 산행을 해왔다. 내가 올랐던 많은 산들이 동쪽에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서쪽의 산이래야 내장산, 백암산, 변산, 모악산, 방장산 등을 등산한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백두대간에 뜻을 둔 이후로는 서쪽으로는 거의 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늘 모처럼 서쪽으로 진출하는 날 날씨가 쾌청인지라 조짐이 괜찮은 편이다. 서쪽은 예로부터 해가 지는 곳이라 하여 해가 뜨는 동쪽보다 덜 중요시된 것 같다. 그러나 서쪽에도 좋은 것들이 많음을 느낀다. 극락세계인 서방정토가 있고 명절 때 요긴한 서해안고속도로, 중국으로 가는 지름길인 평택항이 있는 내고향 서평택, 서해대교가 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문인 영종도 공항이 서쪽에 있다.
그리고 내가 애창하는 죤 덴버의 노래 '고향으로 보내달라'는 노래에서의 웨스트 버지니아, 음악이 좋았던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그리고 서편제, 서산대사, 서부활극, 서귀포! (이젠 엽기로 흐르나? 잘 나가다가 서귀포로 잠수하니 조금은 자신이 없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라는 셀리의 시 "서풍부"를 넣으라고 BMW가 굴비글로 부탁한다. 그렇다면 나도 하나 더 추가한다. 넣는 김에 '개선문'을 썼던 독일작가 ‘레마르크’의 소설 ‘서부전선 이상없다’도 추가해 본다. 일차대전 때 국가라는 거대한 톱니바퀴에 말려 들어가 아깝게 소진된 청춘을 잘 그렸던 소설이다.
(1차대전 당시 주인공 폴 바우머는 사령부에서 '서부전선 이상없음' 이라는 보고가 상부에 올라갈 때. 땅바닥에 머리를 쳐박고 죽어간다. 한 군인의 죽음은 전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도 못하고 관심꺼리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군인에겐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이다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목이라 하겠다. 영화도 제작되었다.)
(그러고 보니 서쪽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의식을 꽤나 차지하고 있음을 느끼겠다.)
아침 7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20여명의 산님들을 태우고 잠실을 떠난 송백호는 도시 순환고속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진행하다가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하고자 하는데 아침부터 제법 지체가 된다. 추석이 닥아옴에 따라 미리 성묘와 벌초를 위해 집을 나선 사람들이 많아서 보통의 주말보다 교통이 지체가 되는 것 같다. 편도 3차선을 꽉 채운 차들을 따라 송백호는 서해안고속도로를 답답한 저속으로 운행한다. 다행히도 비봉 정도까지 내려감에 차차 속도는 회복되어 시속 4-50km는 되는 것 같다. 9시나 되어서야 화성휴게소에 도착하여 잠깐 쉬기로 하는데 휴게소엔 행락객들로 북적거린다. 원래는 2-30km 더 내려 간 행담도휴게소에서 쉴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지체된 관계로 화성휴게소에서 쉬게 된 것이다. 휴게소에서 반가운 님들과 인사를 한다. 회장님 이하 총무님, 들국화, 싹쓸이 대장과 나뭇꾼님, 자운영님, 블루베리님, 무이님, M.J.님, 같이 오신 님. 기타 새로 송백을 찾은 님 등등...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보니 얼마 안 있어 서평택에 이른다. 감회가 새롭다. 내고향 평택을 지나기 때문이다. 서해대교를 건너며 오른 쪽으로 서쪽을 보니 평택항의 밝은 색 건물들과 물자가 쌓여있는 부두가 보인다. 중국과의 교역이 늘어남에 따라 활기를 띠게 된 곳이다. 오서산 가는 길에 고향의 풍광을 맑은 가을날에 보게 되니 기뻤다. 어머니 기다리시는 곳에 자주 못가는 아픔은 슬쩍 외면한다.
서해대교를 지나며 우측으로 평택항을 보다.
또한 한국 최장의 서해대교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토목기술의 정수로서 길고 높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평택시와 당진군을 잇는 다리로서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가장 난공사였는데 우리의 기술로 무사히 완공시킨 엔지니어링의 정수이다. 볼 때마다 눈을 즐겁게 하는 볼거리이다. 차량에 밀려 천천히 다리를 건너가니 당진 땅이 된다. 충청남도이자 소위 내포지방으로 들어온 것이다. 당진은 삼국시대부터 중국과의 거리가 가까운지라 이곳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건너가기가 좋았다고 하여 당진 - 당나라로 가는 나루 - 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지금의 평택항에서 중국으로 떠나는 여객선이 운행되는 이치와 같은 뜻이다. 당진 땅에 들어가니 신라 때 원효와 의상 두 스님이 중국으로 유학 가는 길에 이곳 당진까지 왔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두 스님은 부처님이 가르쳐준 진리를 더 배우겠다는 큰 뜻을 품고 중국유학길에 올라 이곳 당진 땅까지 육로로 온 것이었다. 하룻밤을 묵는데 다음 날이면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갈 참이었다. 그들은 그날 밤 숲속에서 한데 잠을 자게 되었다. 한밤 중 목이 말라 잠을 깬 원효 스님은 비몽사몽간에 물을 찾아 주변을 살폈는데 마침 바가지에 물이 담겨 있기에 단숨에 마시고 다시 자리에 누워 자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원효스님은 전날 밤 마신 물의 정체가 궁금하여 숲속을 살폈겠다. 조금 떨어진 숲속의 소나무 밑에서 물그릇을 찾았는데 그 그릇은 다름아닌 죽은 사람의 해골이었다고 한다. 그 전날밤 그렇게 시원하게 마셨던 물이 해골에 담긴 물이었음을 알고 순간 오싹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당황하여 헛구역질을 했음직하다. 그러나 그가 누구인가? 위대한 원효스님이 아닌가? 그는 그 자리에서 대오각성하였다고 한다. “어젯밤의 물과 오늘 아침의 물이 같은 것이어늘 왜 차별하는가? 같은 것으로 보자꾸나. 인생만사는 마음먹기 나름이로구나! 그렇다면 중국에 가서 도를 구하거나 이 땅에 남아 도를 구하는 데에 무슨 구별이 있으리오. 나는 이 땅에 남으리라.” 그리하여 의상 스님만 홀로 중국유학길을 가고 원효스님은 서라벌로 U턴하여 도를 구하였고 후에 그 훌륭한 스님, 원효대사가 되었다고 한다. 그 깨달음의 자리가 비산비야의 이곳 당진 땅 어디 쯤 있으리라. 이렇게 당진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특한 고장이다.
비산비야의 충청남도 내포지방
그렇게 당진을 지나고 서산을 지나 홍성군으로 접어든다. 바야흐로 오서산이 있는 고장이다. 얼마 안가서 광천나들목에서 버스는 고속도로를 내려왔다. 곧 광천읍이다. 산행준비를 하라는 말씀이 들린다. 여기서 오서산은 그리 멀지 않다. 10시 43분 오서산의 서쪽 기슭 밑 청연마을에 도착하였다. 산행은 모험심많은 송백답게 남쪽의 청연마을에서 시작하여 오서산을 남에서 북으로 종주하는 모양새가 될 것 같다. 보통은 북쪽 성담마을에서 정암사로 해서 올랐다가 원점회귀하는 산행이 많은 것 같다.(한국의 산하에 올라 온 산행기를 읽고 내린 결론) 10시 45분 청연마을에서 들국화대장의 뒤를 따라 고지를 점령하려는 소대처럼 전진한다. 여군대장 들국화님 몸도 가볍게 나가신다. 하이맛도 상관의 명령을 따라 바람같이 전진. 조짐이 좋다. 가벼운 몸. 멋진 날씨. 임도를 따라 약간은 남쪽으로 우회하다가 좌측으로 꺾어 밤나무숲에서 치고 올라가기 시작이다. 지난 번 산행 루트를 기억하는 들국화대장,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산행이 너무 싱겁다. 그런데 국화대장, 밤나무 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밤을 열심히 줍더니 다 내게 넘겨준다. 불로소득의 부끄러움과 수입 잡은데 대한 흐뭇함이 교차한다. ( 들국화 대장님, 다음엔 주지 마셔요. 자존심 있는 자로부터) 대간길 산행에서처럼 관성으로 그냥 치고 올라가고 싶은데 대장, 쉬자고 한다. 후미와 같이 가야 된다고 한다. 대간길에 비하면 너무나 안락한 산행이다. 운행시간을 적는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느긋하게 쉬는 시간이 많아서 운행시간이 결코 다른 사람을 위한 표준이 될 것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느긋하게 쉬며 밤을 주우며 조금 올라가니 넓직한 공터의 가운데를 차지한 묘가 나오는데 테라스처럼 아늑한 여기서는 한눈에 멀리 오서산의 서쪽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시각은 11시 23분이다. 산행시작 후 40분이다. 이곳에선 발아래로 주위의 들과 야산과 저수지가 잘 내려다 보인다. 안면도와 육지 사이로 천수만이 내해처럼 가늘게 자리하는데 아직은 이 지점의 고도가 낮아서 그 바다의 일부만이 보일 뿐이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바다가 잘 보일 것 같다.
테라스에서의 서쪽 경관
테라스같은 쉼터에서 잠시 경치를 보며 쉰 다음 뒤 따라온 일행과 함께 숲을 지나서 느긋하게 천천히 550봉을 향해 올라간다. 서둘 필요가 없다고 하니 마치 소풍 온 기분이다. 갈길이 먼 백두대간에서의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숲속을 뚫고 가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지나서 다시 숲속의 좁은길로 들어서 전진한다. 가다가 가끔은 산님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물도 마시며 멈춰서 쉬기도 하였다. 바람은 산들산들 불어와서 아주 시원한 기분을 선사하니 산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12시 25분 키가 작은 나무들로만 덮여서 시야가 좋은 주능선이 시작되는 550고지에 섰다. 일망무제로 펼쳐진 경치가 아름답다. 천수만의 가늘게 보이던 물길도 이제 제법 넓게 보이며 윤곽을 뚜렷이 하는데 경치는 더욱 풍요롭고 입체적으로 되어 고양된다. 눈을 들어 서쪽을 보면 검푸른 숲으로 뒤덥힌 오서산보다 낮은 주위 산들이 오서산을 중심으로 꿈틀대고 그 사이론 누렇게 익은 벼를 싣고 있는 들판이 산과 산 사이를 누비는데, 더 앞쪽으론 바다가 시작되어 해안선은 가늠되지만 섬들이 깔려 있어 광활한 큰 바다를 보여주진 못한다. 가히 금수강산의 정경이다.(만약 오서산이 지금보다 좀더 높이 솟았다면 더 멀리 넓은 서해바다를 보여주리라. 그러나 우리나라 서쪽에 솟은 산들은 동쪽보다 낮기에 그런 정도에 미치지는 못한다.)
550고지에서의 조망 - 천수만 바다가 가늘지만 좀더 뚜렷해졌다.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능선길은 넉넉하고 평화롭다. 서쪽과 동쪽의 풍광을 즐기며 태양광전지가 설치된 송신탑 비슷한 구조물 쪽으로 닥아간다. 드디어 기대했던 억새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햇빛에 반짝이는 억새꽃을 보며 주능선을 천천히 운행하여 구조물을 지나고 100여미터 가니 오서산 정상(해발 791m)에 도달한다. 12시 40분이다. 산행시작 후 두 시간이 조금 안된 시각이다. 백두대간을 가는 것처럼 서둘렀다면 3분지2의 시간인 1시간 20분 정도면 충분할 것 같기도 하다.
정상 100m 전
정상석 - 까만 돌 하나가 더 있다.
북쪽에서 본 정상
주능선과 정상에는 송백님들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는데 모두들 서두르는 기색이 없이 경치를 즐기며 느릿느릿 움직인다. 등산이 아니고 마치 소풍을 온 듯한 분위기이다. 일주일 정확히는 6일 전의 만복대 산행(9월 17일)과는 180도 다른 산행이다. 그땐 태풍이 동반한 폭풍우에 신체에 대한 위험까지도 느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한 마디로 평화, 평화다. 오랜만에 서쪽의 산에 올랐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는 산을 동쪽의 더 높은 산들과 비교하는 자체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등급을 매기지 않는 무등의 지혜를 따르기로 한다. 한가지 할 이야기는 산이 낮더라도 주변은 비산비야로 더욱 낮기에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는 오히려 넓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날에야 경치는 더욱 빛난다. 올 5월 이후 BMW가 금북정맥을 종주하느라 서쪽의 산들을 헤매고 다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오서산은 금북정맥에서 약간 빗겨 있지만 그는 종주길에 짬을 내어 이 산에 올랐다고 기록하였다.(어딜 가나 그의 업적이 나를 앞장서 간다.) 송백님들은 정상에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각자 경치를 자기 카메라에 넣기에 분주하다. 나도 여러 컷을 디카에 저장한다. 김대장의 안내로 같이 모여 식사를 하기로 한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가니 길옆 숲속에 나무들로 뒤덥혀 햇빛을 막아줄 아늑한 장소가 있기에 다들 그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곤 점심을 꺼내어 서로 권하며 나누어 먹는다. (점심에 관해 평소에 무심한 탓으로 별 준비를 못해 다른 분들 신세를 졌다. 대개 혼자서 후닥딱 해치우거나 시간상 생략할 때도 있어서 별 준비없이 산행하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할 수 있을 때에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라 더욱 그렇다. 물론 비상식 비스켓은 가지고 다닌다. 오늘은 모처럼 여러 분들과 어울리는데 떡만 싸가지고 와서 좀 미안하다.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평소의 배 이상의 시간인 약 20여분을 식사시간으로 소비하고 1시 15분 쯤 하산길에 오르는데 모두의 걸음이 만만디이다. 서둘 필요도 없거니와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아주 흡족하기에 다들 내려가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 길옆에 아주 무성하지는 않지만 억새풀이 반겨주기에 이를 카메라에 담는다.
억새와 경치 1
억새와 경치 2
억새와 경치 3
조금 더 능선길을 가니 태양전지판이 설치된 송신탑 비슷한 인공구조물이 하나 더 나타나고 곧이어 오서정이라고 편액이 붙은 정자가 육각형의 목조 정자가 나온다.(1시 37분) 정자안은 먼저 온 행락객들로 이미 만원인데 그들은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크게 떠들며 즐기고 있었다. 선선한 기온과 시원한 바람, 맑은 날이 주는 효과가 그들의 언성을 더욱 크게 하는 것 같았다. 난 카메라의 동영상 기능을 이용해 오서산의 서쪽과 동쪽 경치를 각각 동영상으로 찍어서 간직한다.(동영상을 편집하는 데엔 아직 힘이 모자라 단편적인 동영상을 블로그에나 올리는 중이다.)
산위의 육각형 정자 = 오서정
1시 42분 주능선의 끝에 섰다. 1.4km 밑에 정암사가 있다는 팻말이 서있는 곳이다. 여기선 광천읍내가 잘 내려다 보이는 전망 포인트이다. 완만하던 길은 드디어 경사로로 하강을 시작한다.
주능선의 끝에서 본 광천읍내 전경
조금 내려가니 멋진 바위가 있고 김대장과 싹쓸이 대장이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자고 사람들을 모으는 중이었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거친 바위를 배경으로 나뭇꾼님이 모두의 사진을 여러 장 찍는다. 사진사가 무이님으로 변하고 배경도 옮겨지니 연출된 사진들은 숫자를 더한다.
두 대장이 기다리는 모습에서 평화를 느낀다. - 평화! 평화로다. 하늘에서 내려오네.
여기서부터는 숲으로 덮힌 경사지를 통하여 정암사까지 약간은 가파른 길로 즐거운 하산길이 이어진다. 산님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정암사에 도착하는데 그 시각이 2시 28분이다. 절에는 화장실이 있어 유용하게 이용되었다. 조금 내려오니 수도간이 마련되어 있어 얼굴을 씻고 머리에 물을 끼얹는다. 기온이 많이 상승해 있어 시원하기 그지없다.
정암사 극락전 - 극락전이 대웅전을 대신하고 있으면 무슨 종?
자운영님과 새벽달님과 걸음을 맞추어 소나무숲을 지나 성담마을에 도착하니 햇빛이 눈부신 광장에 송백호가 기다리다 반갑게 맞아준다. 그런데 여느 때와 달리 오늘은 뒤를 맡아야 할 싹쓸이 대장이 먼저 와 웃고 있다. 후미를 회장님이 맡고 싹쓸이대장을 모처럼 뒷처리라는 어려움에서 해방시킨 의미였나 보다. 그만큼 오늘 산행은 긴장 안해도 되는 여유산행이었다. 여느 때처럼 맛있는 식사와 시원한 한 잔 술. 두런두런 나누는 담소. 산행은 무사히 완료되었다. 오후 4시 쯤 주차장을 떠나 광천읍내의 젓갈집에 들러 젓갈을 구입, 서울로 와 잠실에 내리니 다행히도 다른 때보다 훨씬 이른 오후 8시 훨씬 이전이다.
광천읍내의 젓갈 가게 - 낙지젓갈 1통 구입
(후기) 지하철 전차엔 많은 이들이 타고 내린다. 전차는 성내역을 지나 한강을 건너 북으로 굴러간다. 캄캄한 창문에 비치는 내모습을 보며 군중 속의 고독에 잠겨서 나는 그분을 찾는다. “지금이라도 하던 일 다 집어치우고 U턴해서 저도 산으로 들어갈까요? 그러면 원효대사처럼 큰 깨달음을 얻지 않을런지요?” “하마부인을 울리지 마라.” U턴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다시 중요한 걸 하나 더 여쭙는다. “서쪽과 동쪽 어느 쪽이 중요합니까?” 그분의 대답. “서쪽이다.” “왜 그렇습니까? 혹시 예루살렘 때문이옵니까?” 그분은 아프게 정곡을 찌르신다. “서평택이 네고향 아니더냐?”
월요일, 월요병을 앓으며 복귀한 일터의 마당가에 가을은 정말 왔는데 목백일홍꽃은 아직도 여름을 그리는지 제맘껏 붉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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